▲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작품 중 일부로, 고종황제 어진(왼쪽, 채용신, 118.5×68.8㎝, 비단에 색, 근대, 이홍근 기증)과 평생도(오른쪽, 김홍도, 53.9×35.2㎝, 비단에 엷은 색, 조선 18세기).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궁궐 문화 중심에 있던 여성들 역할 소개
조선시대 양반들 유교적 인생ㆍ출세관 엿봐
국내 대표 10개 기관서 총 110여 점 출품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선시대 왕실과 사대부의 화려하고 장엄한 잔치 문화를 담은 한국 미술의 진수가 펼쳐졌다.

전시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의 제이 슈(Jay Xu) 관장이 2009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했던 ‘향연과 의례’ 특별 전시를 관람하고 본국에서 개최하기를 희망해 국립고궁박물관이 공동 주최자로 참여해 추진됐다. 전시 규모는 더욱 확대됐으며, 구성은 더욱 다양해졌다.

지난달 25일 개막했으며, 내년 1월 12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에서 ‘조선 왕실, 잔치를 열다(In Grand Style: Celebrations in Korean Art during the Joseon Dynasty)’라는 주제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는 ‘조선의 왕이 된다는 것(To Be a King in the Joseon Dynasty)’, 2부는 ‘왕실의 행렬과 잔치(Royal Procession and Banquets)’, 3부는 ‘궁중의 여성 권력(Power of Women at the Court)’, 4부는 ‘조선 양반 사회의 삶과 축하 의식(Life and Celebrations of the Elite)’ 등의 주제로 펼쳐진다.

조선은 500년의 역사를 지닌 유교 국가로, 품격 있고 장엄한 왕실 문화를 지녔다. 조선시대에는 ‘예(禮)’가 태평성대의 기반이었으므로 관직부임, 생일, 혼인, 장례 등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기념하기 위한 의식들이 법도에 맞춰 신중하게 진행됐다.

또 이러한 엄격한 유교적 분위기 속에서도 다채롭고 화려한 궁중 문화와 자유롭고 창의적인 서민 문화를 꽃피웠다.

이번 전시는 조선의 잔치 풍경을 통해 왕에서 평민까지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즐기는 모습과 만민이 화합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주요 전시 유물로는 ‘고종황제 어진’과 정조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탄신 60년이 되는 1795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아버지 묘소로 행차하는 모습을 그린 45미터 길이의 ‘화성원행반차도(華城園幸班次圖)’와 ‘두루마리’, 헌종의 재위 14년 되던 해인 1848년에 할머니인 순원왕후의 60세 생일과 어머니인 신정왕후의 41세 생일을 기념해 창덕궁에서 거행한 잔치 모습을 묘사한 ‘무신년진찬도’, 선비가 과거에 급제해서 처음으로 벼슬길에 나아가는 장면을 그린 ‘평생도’ 가운데 ‘삼일유가(三日遊街)’ 등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고궁박물관뿐만 아니라 국립민속박물관,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삼성미술관 리움, 고려대학교박물관, 동아대학교박물관, 숙명여자대학교박물관, 한국자수박물관 등 총 10개 기관으로부터 회화·서적·공예품·가구·복식 등 총 110여 점의 유물이 출품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미국에서 개최된 ‘조선 왕실, 잔치를 열다’ 특별전을 통해 조선시대 왕권의 의미와 정조의 화성(華城)으로의 행차와 향연의 모습, 그리고 궁궐 문화의 중심에 있었던 여성들의 역할과 조선시대 양반들의 유교적 인생관과 출세관을 미국 사회에 생생하게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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