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는 올해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떠들썩하다. SSM 출점 시 지역상권이 죽는다며 반대하는 중소유통업계와 소비자에게 다양한 제품을 제공할 권리가 있다며 지역상권에 진출하려는 SSM 사이가 여전히 벌어져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지난 1일 소비자와 대·중소 유통업계 대표, 정부, 학회가 한자리에 모여 ‘SSM과 중소 유통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SSM과 중소유통상인은 이날 줄곧 ‘상생’을 외쳤다. 그러나 상생이란 단어가 무색하게 그들은 자기입장에서만 이익을 대변할 뿐이었다. 이 때문에 타협안에 기대를 걸고 온 방청객 사이에서는 “장시간 동안 앉아있는 게 헛수고였다”며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중소유통업체와 대형유통업체  간 벌어진 사이를 좁히기 위해 정부가 나섰지만 정부는 유명무실해진 ‘사업조정제도’에만 집중하고 지자체에 그 책임을 넘기고 있다.

최근 중소유통업체의 반발과  중소기업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대형유통업체가 영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에 중소상인들은 다시 거리고 나섰다고 한다. 이는 서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상생(相生)이란 말 그대로 ‘어울려 사는 것’이지 자기입장을 상대방에게 억지로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다. 서로 이해하고 한 걸음 물러서 양보하는 것이다. 탈무드에 따르면 입이 하나고 귀가 둘인 이유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로 더 하라는 데 있다고 한다.

이해관계자들과 정부는 SSM 갈등 해결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자기 이야기만 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상생의 길로 접어들 수 있는 방안이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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