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김영복 원장

초계탕(醋鷄湯)은 식초의 ‘초(醋)’와 겨자의 평안도 사투리인 ‘계’를 합친 이름이나 한자로는 닭 ‘계(鷄)자’로 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 초와 닭을 합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틀린 해석은 아닐 것 같다.

여름에 먹는 음식의 하나, 뼈째 토막 낸 닭고기를 잘게 썬 쇠고기와 함께 끓여서 식힌 뒤에, 오이, 석이, 표고 따위를 볶은 것과 달걀로 고명을 만들어 얹고 초를 쳐서 먹는다.

옛날에는 여기에 버섯, 해삼, 전복까지 들어갔던 모양이니 상당히 호사스러운 음식이었던 셈이다.

1930년대 이석만의 <간편조선요리제법(簡便朝鮮料理製法)>,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 등에 기록되어 있는데, 원래는 옛 궁중 연회에 올렸던 국으로 일반인에게는 근래에 전해졌다. 여름에 차갑게 먹는 음식의 한 가지로 닭고기를 뼈째로 토막을 내고 잘게 핀 쇠고기와 함께 간을 맞추어 끓여서 식힌 뒤 오이·석이(石耳)·표고 등의 볶은 것과 달걀로 고명을 만들어 얹고 초를 쳐서 먹는데 국물이 있는 냉국의 일종이다.

궁에서 먹던 차가운 보양식이 바로 초계탕이다. 초계탕은 닭육수를 차게 식혀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한 다음 살코기를 잘게 찢어서 넣어 먹는 전통음식이다. 옛날에는 여기에 버섯·해삼·전복까지 들어갔던 모양이니 상당히 호사스러운 음식이었던 셈이다.

조선시대의 요리책에는 <주방문(酒方文)> 외에는 어디에도 초계탕의 흔적이 보이지 않지만 그 시절의 궁중연회를 기술한 <진연의궤>나 <진찬의궤>에는 그 이름이 버젓이 올라 있다.

1795년 정조의 어머니이자 사도세자의 비였던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도 초계탕이 나오는 것을 보면 귀한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그 뒤인 1827년, 효명세자가 경복궁의 자경전에서 순조와 순원왕후를 위해 차린 연회를 기술한 <자경전진작정례의궤(慈慶殿進爵整禮儀軌)>와 그 이후의 진연의궤나 진찬의궤에는 대부분 그 이름이 등장하는 사실로 미뤄볼 때 초계탕이 궁중의 잔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귀한 음식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의 기록에는 명월관 등을 통해 궁의 음식이 민간에 흘러나오던 1930년대의 <간편조선요리제법>에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일반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초계탕은 북한의 함경도와 평안도 지방에서 추운 겨울에 먹던 별미로서 요즘에는 여름보양식으로 즐겨 먹는다. 닭의 기름기를 제거하고 신선한 채소와 전복 해삼 같은 해산물과 참깨·실백 등의 양념을 이용하여 담백한 맛과 독특한 향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저칼로리 음식으로 메밀국수를 함께 말아 먹으면 좋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닭을 깨끗하게 손질한 뒤에 파·생강·마늘을 넣고 삶는다. 다 익으면 고기는 잘게 찢어 갖은 양념에 무친다. 육수는 식혀서 간장·식초·소금·겨자로 간을 한다. 표고는 채를 썰고 쇠고기도 가늘게 썰어 갖은 양념을 한다. 오이는 반달썰기를 하여 소금에 절인 다음 볶아 둔다. 녹두묵은 가늘게 썬다. 그릇에 녹두묵을 담고, 준비한 오이·닭고기·목이·표고를 얹는다. 달걀은 지단을 부쳐 고명으로 올리고 육수를 붓는다. 여기에 메밀국수를 삶아서 육수에 함께 말아 먹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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