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을 죽이다’는 명성황후 살해기록과 그 역사의 진실을 보여준다. ⓒ뉴스천지

일본에 의해 자행된 을미사변, 이른바 명성황후 살해사건과 관련된 일본 기록들을 발굴하고 완역해 해제를 곁들인 책 ‘조선을 죽이다(동국대학교출판부 간)’가 출간됐다.

이 책은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봉선사 혜문스님이 일본 각지를 돌아다니며 입수한 자료들을 직접 번역해서 엮은 것으로, 특히 ‘민후조락사건(閔后殂落事件)’과 ‘에이조 문서’ 등 사건의 진실과 관련된 민감한 기록들의 전문이 수록됐다.

‘민후조락사건’은 명성황후 살해에 직접 가담했던 당시 한성신보사 편집장 고바야카와 히데오(小早川秀雄)가 쓴 수기로 사건의 배경과 현장을 가장 생생하게 기록한 회고록이며 ‘에이조 문서’는 일본에서 소위 ‘조선왕비 능욕설’을 불러일으켰던 자료다.

‘에이조 문서’는 국내 학계에서도 관심을 가졌으나 그동안 원문조차 제대로 입수하지 못했던 자료로 혜문스님이 일본 국회도서관 헌정자료실에서 이 문서가 포함된 ‘조선왕비사건 관계자료’를 찾으면서 이 책의 부록에 전문이 실리게 됐다.

이 책이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순 번역서나 학술도서의 범주를 넘어 해외에 반출된 우리 문화재를 제자리로 되찾아 놓기 위한 실천운동 과정에서 나온 대국민 중간보고서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혜문스님은 2006년 도쿄대가 소장하고 있던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 47권의 국내반환을 앞장서서 성사시켰고, 현재 일본 황궁에 소장된 ‘조선왕실의궤’ 72종의 반환을 남북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화재 제자리찾기 운동’의 중심인물이다.

동국대출판부. 304쪽. 1만 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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