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독립성 훼손 지적에 “월권” 응수… 여야 격돌

▲ 감사원장 후보로 내정된 황찬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야당은 29일 신임 감사원장으로 내정된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을 향해 질타를 쏟아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황 원장이 감사원장으로 내정된 데 대해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한 인사라고 맹비난했다. 이날 국감은 마치 다음 달에 있을 황 원장의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먼저 민주당 소속인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국감 개회 인사말을 통해 “법원이 계속 고위 관직으로 가는 데 대해 사법부 독립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사법부와 행정부가 이런 식으로 인사 교류를 하면 삼권 분립 정신에 적합한가”라면서 “현직 법관이 행정부 사정기관 수장으로 가는 것에 대해 사법부의 독립침해가 발생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판사가 잘 트레이닝을 받아 행정부 고위직으로 가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삼권융합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황 원장은 “감사원장 내정이 사법부의 독립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감사원의 독립도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진 인선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전해철 의원도 “사법권 독립과 관련성이 왜 없느냐”며 “황 원장을 감사원장으로 임명함으로써 서울중앙지법원장이 넉 달 가까이 공석으로 두게 됐다. 그 부담은 법원이 고스란히 지게 됐다”고 질타했다.

또한 야당 의원들은 황 원장이 감사원장으로 내정된 데 대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학연ㆍ지연이 관련돼 있지 않으냐고 계속해서 추궁했다.

황 원장은 자신의 감사원장 내정과 관련해 김 비서실장에게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면서도 “사적으로 전혀 교류하거나 만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을 문제 삼는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하면서 황 원장을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황 원장을 상대로 감사원장의 적격성을 따지는 것은 감사원장 인사청문회의 특권을 침해하는 꼴이 된다”며 “이 자리에서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서 참가한 것이지 감사원장 후보자로 출석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사법부의 독립을 위해 인사가 적절한지 따지는 것은 법사위의 고유 권한”이라고 응수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