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추기경 시절 내용들이 담긴 교황 저서가 한국어로 출판됐다.

신학의 범위를 넘어 철학의 범위까지 아우르는 ‘신앙·진리·관용(Glauben·Wahrheit·Toleranz, 가톨릭대학교출판부)’은 전남대학교 정종휴 교수가 번역을 담당했다.

▲ 정종휴 교수가 ‘신앙‧진리‧관용’ 번역본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전달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친분을 맺어온 전남대 정종휴(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8월 교황이 집무하는 카스텔 간돌포에서 직접 교황을 만나 ‘신앙·진리·관용’ 번역본을 전달했다.

그동안 정 교수의 번역서마다 서문을 따로 써주고 수십 차례 서신을 통해 왕래할 정도로 정 교수와 한국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던 교황은 이번 만남을 통해 정 교수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정 교수는 “이 책이 갖고 있는 규모와 깊이 때문에 내용을 정리 요약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이 책은 안락의자에 앉아서 읽어야 할 책이 아니라 책상에 앉아서 연필과 공책을 가지고 읽어야 할 책”으로 소개했다.

정 교수는 1991년 독일 뮌헨대학 법제사 연구소 객원 교수 시절 우연히 서점에서 교황(당시 라칭거 추기경)의 대담집 ‘신앙의 현재 상황- 그래도 로마가 중요하다’를 접했으며 이 저서를 신앙의 나침반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이후 라칭거 추기경의 사제 서품 40주년 기념미사 환영식에서 지금의 교황을 만난 정 교수는 교황 저서를 번역해 출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교황은 이를 흔쾌히 승낙했다. 이에 ‘이 땅의 소금’ ‘하느님과 세상’ ‘전례의 정신’ 등 교황 저서를 잇달아 번역 출간했으며 최근에는 ‘신앙·진리·관용’ 번역본까지 출간했다.

 

▲ ‘신앙·진리·관용’ 번역본.

책의 1부에선 ‘여러 문화와 종교와 만나는 자리에서의 그리스도교 신앙’이란 주제로 종교의 통일성과 다양성, 신앙과 종교와 문화를 다뤘다. 또 2부 ‘진리 문제와 뭇 종교’에서는 1990년대에 새롭게 터져 나온 종교 관련 문제들을 비롯해 해방신학, 상대주의 뉴에이지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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