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로구효행본부 지재희 이사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종로구효행본부 지재희 이사장

[천지일보=전재엽 기자] 날로 심각해지는 학교·가정폭력과 같은 사회문제의 해결을 하는데 있어 ‘효의 실천’이 가장중요하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종로구효행본부 지재희 이사장이다. 종로구 전 명예구청장이기도 했던 지 이사장은 성균관대학교에서 유학을 전공하고 성균관에서 5년간 전례위원장을 맡았다.

“종로구 슬로건이 ‘인간중심 명품도시’입니다. ‘효도를 잘하는 종로구청을 만들자’는 김영종 구청장의 마음이 녹아 있는 슬로건이지요. 효를 실천하자는 그 마음이 따뜻하고 고맙게 느껴져 이 일에 동참하게 됐지요.”

지 이사장은 효행본부를 만들자는 뜻에 흔쾌히 동참할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효를 행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지만 인륜과 천륜이 바닥에 떨어진 이때에 ‘효(孝)’를 행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효를 실천하는 데 있어서도 ‘지원’이 필요한 때가 된 것이다.

“효행본부를 설치해 관내 어르신들에게 효를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한두 번으로 끝나서는 안 되거든요. 지자체의 꾸준한 행정지원이 필요한 것이지요. 계속된 관심 속에서 꾸준히 이어져야 ‘효’ 또한 습관처럼,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지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던 한국. 그러나 현재는 부모와 자식 간의 당연한 도리인 ‘효’마저 다시 배우고 익혀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 배워서라도 ‘효’를 실천할 수 있다면 당연히 가르치고 배워, 몸에 익혀야 한다는 게 지 이사장의 생각이다.

“효는 내 마음에서 우러나와 꾸준히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심성교육이 필요한 것이지요. 효경에 보면 3000가지 죄가 나열돼 있는데 그중에 중형이 ‘불효’라고 나와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효를 실천하는 게 몸에 배야 부모에게는 효도를 다하고, 그 효심이 쌓여 국가를 향한 충성심이 되는 것이지요. 효를 아는 사람이 나라가 위태로울 때는 목숨을 내놓고 나가서 싸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효가 근본인 것이지요.” 이는 효자가 충신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 성품이 올바르고 예가 무엇인지, 이치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가정에서든지, 나라에서든지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인 듯하다.

▲ 종로구효행본부가 우리의 전통인 효와 예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실기를 통해 실생활과 연계해 어릴 때부터 몸에 배일 수 있도록 하고자 서울청운초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효 예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자료제공: 종로구효행본부)

지 이사장은 우리 사회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정신문명이 물질문명을 따라잡지 못한 상태가 됐다고 말한다. 인성교육보다는 출세를 위한 교육이 앞서다보니 제 자식 귀한 줄만 알지 남의 자식 귀한 것은 모르는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좋은 음식이 있어도 자기는 안 먹고 자식 입에 넣어주잖아요? 그렇게 오냐오냐 하며 키우다보니 나중에 자녀들이 커서도 좋은 음식 있으면 부모를 챙길 줄 몰라요. 부모의 마음을 제대로 모르고 자란 아이들이 불효를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입니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지요. 내 가정부터 잘 다스려야 하는 것이지요.” 

부모와 자식의 역할, 그 근본부터 바로 세우기 위해 효행본부를 세우게 됐다는 지 이사장. 그는 한 번이라도 효를 실천하게 되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 자연스레 습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효행본부의 역할은 바로 이처럼 사람들이 효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옛날 목민관처럼 말이다.

“이런 효(孝)문화운동이 중심이 돼 전국적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근본이 바로 서게 되면 나라가 바로 설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효행본부를 운영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내 부모에게만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에게도 효를 실천하고 서로 돕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도 있었다는 그는 잊지 못할 일을 하나 소개했다.

“24시간 간병해야 할 할머니 한 분이 계셨습니다. 효행본부 24명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교대로 간호를 해드렸어요. 할머니의 건강이 좋아지셨죠. 그때 할머니께서 ‘자식도 못하는 것을 효행본부에서 해줘 너무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셨지요. 누가 알아주길 바라지 않고 자발적으로 효와 봉사를 다한 회원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봤을 때 참으로 보람됐지요. 인간이 해야 할 근본적인 도리를 다했을 때 느끼는 그 기쁨을 여러분도 느껴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재 효행본부 이사들도 부모님께 못 다한 효를 실천하기 위해 더욱 노력을 다하고 있다. 효행본부의 활동 영역 또한 점점 넓혀갈 계획이다. 효행본부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석 사무국장은 “현재 효행본부에서는 관내 56곳 경로당에 봄‧가을마다 찾아가 대청소를 하고 있다”며 “양부모‧양자녀 50명을 결연해 내 부모 모시듯 매월 찾아가서 도와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효행본부는 작년 봄‧가을에 관내 초등학교 14곳에 찾아가 전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예절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아이들부터 심성을 바로 잡는 교육을 해야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다. 예절교육이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는 중학교까지 확대해 예절교육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예절교육은 꾸준히 진행할 것입니다. 명절 때 홀몸어르신들에게 쌀 전달하는 것을 시작으로 어린이 효 백일장도 실시하고 있지요. 올해부터는 효부‧효자 시상식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효를 실천하는 대한민국이 될 때 사회문제, 청소년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효는 누가 알아주기 전에 내가 해야 할 도리인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수도가 서울이고 서울의 중심이 종로입니다. 그리고 종로는 500년 조선 문화의 산실(産室)입니다. 효(孝)문화가 종로에서 시작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들에게까지 전해져 효(孝)문화에 동참하고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는 동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가 효행천하(孝行天下)가 되길 바란다는 지 이사장.

그의 바람이 하루 속히 이루어져 동방예의지국의 명성을 되찾게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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