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미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감청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23일(현지시각) 백악관 제이 카니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세간에 보도된 특정 의혹들에 대해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메르켈 총리와 통화하면서 “현재 전화를 엿듣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사실을 전했다.

이에 미국 정보기관이 과거에는 메르켈 총리 휴대전화를 도·감청했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카니 대변인은 “정보 문제와 관련한 의혹은 미국과 해당 국가 또는 세계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외교 관계 채널로만 협의한다”고 비켜나갔다.

이에 대해 독일 정부는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불러 깊은 항의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 독일 외무부는 미국이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했다는 의혹을 입수하고, 존 B. 에머슨 독일 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했다.

한편 미국은 독일 외에 프랑스, 멕시코 등과도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도청 의혹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메르켈 총리 휴대전화 도청 의혹에 우리나라도 포함돼 있는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스노든이 제공한 비밀 문서에는 도청당한 외국 정상들의 이름은 없기 때문에 확인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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