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 “이국땅에서 피흘린 월남참전용사들을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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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정현조 이사

▲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정현조 이사 ⓒ천지일보(뉴스천지) 

“월남전 참전 용사들에게 국격에 맞는 예우해줘야”
“월 15만 원의 참전 연금 65세 이상만 받을 수 있어”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참전용사 수당 2억 5천만 달러, 국군장비 현대화 지원금 15억 달러, 유상차관 및 무상원조 43억 달러 등 총 67억.”

이는 국가의 명을 받들어 1964년부터 1973년까지 8년 8개월 동안 목숨을 걸고 월남전에 참전한 용사들의 희생으로 국내에 유입된 돈이다. 당시 수출액이 1억 달러에 불과했던 것을 볼 때 67억은 그야말로 천문학적 숫자다. 전사자 5천여 명, 부상자 1만 1천여 명이라는 희생이 따랐던 참전을 통해 얻어진 이 돈은 우리나라가 경제개발5개년 계획을 성공리에 마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에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들의 희생이 잊혀져가고 있는 이때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가 자신들의 권리를 당당히 외치고 있다.

기자는 월남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 카페에서 ㈜리샤모피 회장이자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정현조 이사를 만났다. 정 이사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참전용사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1972년 2월 행정요원으로 월남전에 참전했다. 정 이사는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우용락 회장과 함께 국회 등에 찾아가 참전용사 우대 법안을 올리는 등 참전 용사에 대한 처우 개선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의 마음이 조급한 이유는 월남참전 전우들의 평균 나이가 70세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들이 살아있을 때 법안이 통과돼야 조금의 혜택이라도 누릴 수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지난 9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월남전 참전 49주년 기념식’에서도, 그보다 앞선 8월에 열린 학술세미나에서도 강조됐다.

그들이 정부에 바라는 것은 월남전 참전 용사들을 국가의 품격에 맞게 예우해 주는 것이다.

정 이사로부터 월남전 참전자들에 대한 대우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정부는 월남전 참전자들에게 해 준 게 거의 없어요. 지금은 우리나라의 경제적 상황이 나아져 중앙보훈병원도 세워지고 고엽제 부상자들에게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월남참전전우회가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아 공법단체로 승격된 것은 몇 년 되지 않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기초 최저 생계비 30만 원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월 15만 원의 참전 연금을 65세 이상만이 받을 수 있어요.”

월남전 참전자들에게 국격에 맞는 예우를 해주어야 한다는 정 이사의 목소리엔 힘이 들어갔다.
그는 “미망인들을 위한 대우에 관한 법안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라면서 “현충일과 6.25전쟁은 기념일이 있지만 저희는 없습니다. 기념일이 돼야 그 의미를 기억하게 되죠”라고 말했다.

더불어 정 이사는 “한 번에 배부를 수 없지만 앞으로 국회와 상의를 하면서 노력하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겠습니까? 대신 세상을 떠나는 참전용사들이 늘어나는 만큼 빨리 법안을 통과시켜 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 이사가 소속된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는 이 밖에도 한국·베트남 우호증진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베트남전에 참여했던 베트남 측 퇴역군인 5명을 초대해 양국 간 문화교류와 친선을 도모했다.

정 이사는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가 전쟁의 비극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전쟁이라는 말만 들어도 섬뜩합니다”라며 “젊은 세대가 이를 생각할 수 있도록 계속 인식시켜 줘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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