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지능형 로봇 연구부 공학박사

지난달 온 국민의 염원이었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되었다.

두 차례에 걸친 발사 시도에도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하면서 모두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침체한 분위기의 나로우주센터에 이명박 대통령께서 방문하여 격려하였고, 연구원들은 실패를 통해 다시 큰 성공을 거둘 힘을 얻었다. 21세기 과학기술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우리가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단기간에 세계 10여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도약하게 된 것은 첨단 과학기술을 받아들이고 발전시킨 결과이다.

1960~70년대에는 선진 과학기술의 도입과 개량으로 중화학공업의 기틀을 마련하였고, 1980~90년대에는 첨단 과학기술의 연구개발을 토대로 조선, 철강, 자동차, 반도체, 휴대전화 등 수출주력산업에서 선전한 바 있다.

그 후에도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과학기술 혁신을 이루어 온 데 힘입어, 2009년 국제경영개발원(IMD)의 발표에 따르면 국가과학경쟁력 3위 및 국가기술경쟁력 14위에 이르는 등 과학기술강국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현재 세계는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제위기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 있다. 특히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대외환경 변화에 민감해 더 큰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란 말이 있듯이, 과학기술경쟁력은 위기탈출의 기회인 동시에 우리나라가 경제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그러면, 과학기술강국으로 가기 위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 신성장동력의 지속적인 발굴과 육성이 필요하다. 에너지 고갈과 기후변화, 삶의 질 향상, 저출산 및 고령화 등 미래의 생활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신성장동력산업을 계속 찾아 키워내야 한다.

정부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기치로, 신재생에너지 등 6개 녹색기술산업, 정보통신기술융합과 로봇 등 6개 첨단융합산업, 건강관리의료 등 5개 고부가서비스산업을 발굴하여 육성 중인 바, 시의적절한 시도로 판단된다.

다만, 투자와 육성계획의 지속성이 관건이므로, 다른 계획에 묻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둘째, 정보통신기술(IT)의 토대를 튼튼히 해야 한다.

우리가 IMF 위기를 극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여를 했던 분야가 반도체와 TV, 휴대전화로 대표되는 IT산업이었고, 현재에도 수출액 30% 이상을 차지하는 효자산업이다.

현 정부 들어 정보통신부 해체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IT 홀대론이 등장한 것도 사실이지만, 지난주 청와대에 IT 특보가 신설되는 등 그간의 혼란함이 서서히 안정되어 가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수준의 IT 인프라와 IT 인력이 확보되어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신성장동력은 모두 IT가 밑거름되고 IT는 곧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라는 면에서, 국가핵심역량인 IT를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셋째, 창조형, 종합형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과 인적자원으로 이제 갓 선진국의 문턱에 다다랐다. 지금까지의 인재는 선진국의 발전모델을 분석하고 이를 잘 따르기만 하는 분석형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선진국에 진입하여 세계를 선도하려면 새로운 산업을 만들거나 융복합 산업에 진출해야 할 과제를 안고 가야 하므로, 창조형 또는 종합형 인재의 확보가 절실하다.

이공계 대학입시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마당에 꿈같은 이야기겠지만, 최근 KAIST에서 시행하는 인성면접 입시제도는 이러한 인재육성을 위한 좋은 시도로 보인다.

21세기 과학기술은 경제 대국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다.

앞서 말한 과제들이 잘 해결된다면 골드만삭스사가 예측한 대로 대한민국이 2025년 1인당 국민소득 세계 2위를 달성하는 것이 실현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풍요로운 양질의 삶을 건강하게 누릴 수 있는 현실은 과학기술의 지속적인 육성 발전에 그 열쇠가 맡겨져 있는 것이다.

▲ 조영조 박사의 삽화. ⓒ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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