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미국 해군이 선박관리 용역 업체와 유착해 100억 원대 뇌물을 받고, 성 접대를 받는 등 대규모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다.

해당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이 선박 관리 용역 업체로부터 1000만 달러 이상의 뇌물을 받은 데다 장교들에 대한 성접대 의혹도 새롭게 제기됐다.

WP는 미국 연방검찰이 지난달 싱가포르의 선박관리 용역 업체인 글렌디펜스마린아시아의 레너드 프랜시스 사장과 7함대 소속 구축함 함장을 맡았던 마이클 미시위츠 중령, 해군범죄수사국(NCIS) 존 벨리보 수사관 등 3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인 용역 업체는 해군 함정이 정박하면 연료와 음식, 물 등을 공급하고 청소를 하는 등 선박의 전반적인 관리를 하는 곳이다.

법원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해군에 1000만 달러(약 106억 원)를 부풀려 청구하면서 부당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사가 2011년 이후에도 2억 달러(약 2124억 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아 클렌디펜스마린아시아가 부당하게 거둬들인 금액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당 회사가 고객으로 소개한 대상 중에는 한국 등 20여 개국의 해군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사건 관련자로 체포된 미시위츠 중령은 7함대 사령부 작전참모부에 있을 때 군함의 이동과 정박할 항구에 관한 비밀 정보를 클렌디펜스마린아시아의 프랜시스 사장에게 알려주고, 그 대가로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프랜시스 사장은 미시위츠 일행이 태국을 방문했을 때 여성을 동반해 태국에서 열린 레이디 가가 콘서트를 볼 수 있게 접대하거나, 휴가비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접대를 위해 성매매 여성을 고용했다가 기상악화로 방문이 취소되면서 접대를 하지 못했던 경우도 확인됐다.

벨리보 수사관은 2010년 NCIS가 해당 용역업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이후 정기적으로 프랜시스 사장에게 수사 상황을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미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군 관계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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