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종교, 경전이 말하는 것은?

오늘날 종교인들이 경전에 어떤 의미를 두고 신앙을 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종교인들에게 경전이란 나침반과도 같은 것이다.

각 종단들은 저마다 해당 종단의 경전이 신의 뜻을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오늘날 종교가 사회 화합에 앞장서기보다 오히려 갈등과 분쟁의 원형이 되고 있는 현실은 종교가 경전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읽어도 모르는데 이를 덮어놓고 있으니 신의 뜻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신앙의 길을 가고 있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더불어 타종교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없어 잘못된 사실로 정죄하거나 불신하는 경우 또한 타종교의 경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기 위해선 그 종교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경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우선시 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의 핵심이 되는 경전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범종교지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고자 종단별 경전교리비교 지면을 마련했다. 각 종단의 경전을 소개하고, 종파별 교리적 분쟁의 요소가 되고 있는 주제들을 모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획지면이다.

종교의 주체인 독자들이 종교 간 경전을 이해하고 깨닫고 분별할 수 있는 장이 되길 기대하며 첫 번째로 천주교의 경전을 소개하고자  한다.


◆성서란 무엇인가?

천주교의 경전은 성서, 성경이라고 일컫는다. 성서는 창조주가 어떤 분이신지, 창조주와 인간의 관계는 어떠한지, 인간은 어디에서 참된 행복을 찾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성서(聖書)는 거룩한 책 즉, 그리스도교의 정전(正典)이다. 또는 유대교의 성전(聖典)을 말한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로 이루어지는 성서는 BC 10세기부터 AD 1세기까지 천년 이상에 걸쳐 쓰여졌다.

‘구(舊)’는 그리스도 이전을 가리키고, ‘신(新)’은 그리스도 이후의 내용을 가리키는 것으로 약(約)은 언약을 뜻한다. 구약은 말 그대로 ‘옛 언약’을, 신약은 ‘새 언약’을 의미한다. 구약은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진 하느님과의 약속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신약은 그리스도를 통해 주어진 하느님과의 약속을 담고 있다.

성서는 인간의 손으로 쓰여진 책이지만 하느님의 감동으로 기록됐다고 해서 거룩한 책이라고 부른다. 즉, 성서의 원 저자는 하느님이라는 것이다.

천주교 예비신자들은 교리교육을 통해 ‘성서보다 더 소중하고 빛나는 교리서는 없다’ ‘성서를 읽지 않으면 예수 그리스도를 알 수 없다’는 다짐을 한다.

성서의 장, 절 표기는 성서를 연구하거나 읽기 쉽게 분류하려는 의도에서 약 13세기경부터 성서를 여러 장과 절로 나누어 놓았다.


◆역사 및 성서와 성경 용어정리

모세오경으로부터 시작되는 성경의 원본은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고 편집돼 왔다. 그 중 하나는 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성서이고, 다른 하나는 기원전 3세기부터 히브리어에서 그리스어로 번역된 그리스어역 구약 ‘70인역’이다.

1546년 트렌트 회의에서는 그리스어 외경을 히브리어 성경에 들어 있는 39권 책과 동일하게 영감 받은 권위 있는 경전으로 인정했고, 가톨릭교회는 46권의 구약성경과 27권의 신약성경을 정전으로 규정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성서는 이가환(李家煥)과 정약종(丁若鍾) 두 사람이 1795~1800년경 번역한 성서로 기록으로만 남아 있다.

이후 1892~1897년경 4복음서의 일부가 번역돼 ‘셩경직해’란 서명으로 간행됐고, 1910년에는 불가타역의 4복음서를 번역한 한기근(韓基根, 바오로) 신부의 ‘사사셩경’이 출판됐다.

한기근 신부는 또 1922년 ‘종도행전(宗徒行傳, 사도행전의 번역서명)’을 번역했고, 신약성서의 나머지 부분은 1941년 덕원 베네딕토 수도원의 실라이허(A. Schleicher) 신부가 모두 번역해 1971년까지 교회의 공인 역본으로 사용했다.

그 뒤 성서는 한국 교회일치운동의 일환으로 천주교와 개신교가 대한성서공회에서 1977년 성서를 공동으로 번역해 초판된 후 2001년 2판으로 발간된 공동번역성서(구약성서, 신약성서)가 공인성서였다.

한글판 공동번역성서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1962~1965년의 제2차 바티칸공의회(公議會) 이후 세계성서공회연합회와 로마 교황청 성서위원회가 성서 공동번역사업에 합의함으로써 비롯됐다. 하지만 공동번역성서는 개신교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고 천주교에서만 사용되는 결과를 낳았다. 

최근 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는 2005년, 성경(구약성경, 신약성경)을 새롭게 번역했고 주교회의의 결정으로 ‘새번역 성경’과 ‘성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 천주교 전래 200주년을 맞이해서 번역된 200주년 기념 신약성서인 ‘200주년신약성서’가 있다.


◆가톨릭 성서(성경)와 개신교 성경 차이

가톨릭교회에서도 2005년부터 성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공식적인 명칭에서는 개신교와 차이가 없다.

단지 구약성경의 권수에서 차이가 있다. 천주교는 73권(구약 46, 신약 27), 개신교는 66권(구약 39, 신약 27)으로 총 권수에서 차이가 난다.

대한성서공회에 따르면 같은 성서이면서도 유대교와 가톨릭과 개신교가 그들의 경전의 범위와 내용과 편집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개신교가 가톨릭과 다른 것은 가톨릭이 제2경전이라고 부르는 외경(外經)을 경전으로 고백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2경전에 들어가는 책은 ‘토비트’ ‘유딧’ ‘지혜서’ ‘집회서’ ‘바룩’ ‘마카베오 상’ ‘마카베오 하’ 이상 7권으로 개신교에서는 외경이라고 부른다.

이밖에도 번역의 차이를 볼 수 있는데 성경에 등장하는 인명, 지명 등의 명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몇 가지를 예로 들면 아래와 같다.

· 천주교 - 개신교
· 야  훼 - 여호와
· 나자렛 - 나사렛
· 마태오 - 마 태
· 마르코 - 마 가
· 루  가 - 누 가
· 바오로 - 바 울

본질적인 내용의 차이와 궁극적인 뜻은 같지만 천주교는 전 세계적으로 단일 해석을 한다는 것과 개신교는 단일 해석이 아니라는 점이 다르다.


◆천주교 4대 교리

천주교의 대표적인 4대 교리로는 천주존재와 상선벌악, 삼위일체, 강생구속이 있다.

▲천주존재(天主存在)는 하느님은 만물이 있기 전부터 항상 계시고, 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완전하고 무한한 분이시라는 뜻을 담고 있다.

▲상선벌악(賞善罰惡)은 하느님은 죽은 다음 선한 일을 행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시고, 악한 일을 행한 이에게는 벌을 주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위일체(三位一體)는 하느님께서는 다만 한 분이 계시지만 위(位)로서는 세 위를 포함해 성부, 성자, 성령이 계시다. 이 도리는 하느님께서 계시로 가르쳐 주신 것이므로 그대로 믿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강생구속(降生救贖)은 처음에 아담과 하와가 범죄한 후 모든 사람은 원죄 때문에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성자이신 예수님께서 이 모든 죄를 없애기 위해 세상에 오시어 사람이 되시고 십자가상에서 죽으심으로써 구속사업을 완성했으므로, 누구든지 믿고 세례를 받으면 그 구속 공로로 천국에 들어가게 된다는 뜻이다.

가톨릭교회는 이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직면한 사회·경제생활에 관해 복음에 기초해 올바른 기준과 실천 지침을 제시하는 ‘사회교리’도 전파한다. 이를 통해 사회 문제를 복음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한성서공회, 가톨릭굿뉴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자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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