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종교사회 이해하는 다양한 행사 열려

9월 들어 종교계 여기저기서 화합과 상생, 소통과 이해를 촉구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사)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공동대표 엄신형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하 종지협) 주최로 제13회 대한민국 종교문화축제가 열려, 한국의 7개 종단 대표를 비롯해 각 종단 관계자들과 신도들이 모여 어울림의 한마당을 펼쳤다.

1997년 종교 간 대화와 교류를 위해 시작된 이 행사는 해를 거듭하면서 종교 간 상생을 넘어 사회와 소통하고, 국민과 어울리는 종교문화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같은 날, 새문안교회에서는 언더우드 선교사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제46회 언더우드학술강좌를 개최해 다문화, 다종교 사회에서의 신앙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종교 사회에서의 신앙인의 모습과 이웃종교를 대하는 제(諸) 종교들의 역할 및 태도에 대한 발제와 논의는 다음날인 6일까지 이어졌다.
이와 같은 현상은 작금의 종교세계가 당면한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종교인들과 일반인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했다.

‘사랑나눔, 희망나눔’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5일 행사가 진행된 종교문화축제에서 종지협 공동대표 엄신형 한기총 대표회장은 “종교문화축제를 통해 각 종교를 이해하고 상생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종교 간 화합을 넘어 국민과 함께 공존하는 종교, 생활 속에 친근한 종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행사에 함께 참여한 나경원 의원과 전병헌 의원은 다문화·다종교사회에서 종교 간 서로 큰 마찰 없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은 각 종단 지도자들의 노력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종교와 사회 간 화합과 상생을 위해 애써달라는 당부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언더우드학술강좌에서도 다문화, 다종교 사회에서의 신앙에 대한 여러 목소리가 행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박천응(다문화교회, 안산이주민센터 대표) 목사는 “소수자의 문화도 존중하고 상생을 기초로 공동체성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회봉사와 코이노니아(사귐)가 포함된 선교가 필요하며, 사회적 책임을 안고 인종과 피부와 문화를 초월한 섬기는 선교방법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국원(총신대 신학과) 교수는 “다종교 사회에서 이웃 종교와 소통하고 대화하는 노력이 없으면 결국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만다”며 “다종교 사회의 현실에 대해 무지하거나 이를 무시하고 강압적으로 자기주장만을 무례하게 관철하려는 일은 지양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두 행사 모두 그 취지와 비전에 대해서는 두말 할 나위 없이 좋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련의 행사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음을 감안해 볼 때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을 위한 각 종단의 모습은 진일보진후퇴인 듯 보여 아쉬움이 스친다.

늘 대외적으로는 종교 간 대화와 협력, 상생을 외치지만 막상 각자의 종교로 돌아가 생활하다 보면 이웃종교에 대한 생각과 배려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입으로는 주여, 주여를 외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다’는 성경말씀이 있다. 여러 종단들이 입으로는 ‘화합이다, 상생이다’를 외치지만 혹 그 마음은 화합과 상생과는 거리가 먼 것이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봤으면 한다.

그리하여 다음번에는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종교문화축제, 토론회장이 되기를 주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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