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배추와 무 등 채소류를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올해는 김장비용 부담이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작년은 기상 여건이 나쁜 관계로 배추를 비롯한 주요 재료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도 낮은 가격대가 형성됐다.

특히 배추는 출하를 앞두고 작황이 예상보다 더 좋다. 이달 초부터 중순까지 10㎏ 도매가격이 4000~4500원을 유지했고, 이달 말이 되면 가을배추가 출하되기 시작하면서 3500원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태풍도 오지 않고 기상여건이 좋다보니 단위당 수확량이 늘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현지에서 출하를 다 못해 물량이 남아돌 정도”라며 “작년보다 20%, 평년보다는 10%가량 산지 물량이 넘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예상 생산량은 155만 4000톤. 작년 129만 8000톤에 비해 크게 늘었고, 평년 생산량인 146만 2000톤을 웃돈다. 작년 출하기 배추 가격이 높았던 관계로 농가에서 재배면적을 늘린 점도 한몫했다.

가을무는 평년 수준의 생산량을 회복했다. 재배면적은 작년보다 7% 늘었고, 태풍 없이 적절한 강우량과 기상조건에 힘입어 초기 생육 상태도 좋았다. 10~11월 모두 작년 동기대비 약 21% 출하량이 늘어난 상황이다.

aT센터가 집계한 배추 소매가는 18일 기준 1포기에 2349원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보다도 700원가량 떨어졌고 평년 3017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무는 1개 1619원으로 평년보다 역시 200원가량 낮다. 농협하나로마트(양재점)에서는 배추(3포기)가 5500원 내외, 무는 1개 1100원 선이다.

양념류인 마늘과 고추도 작황이 좋다. 마늘은 9월 말 기준으로 출고량이 전년대비 14% 증가했다. 저장량도 전년보다 23% 많은 8만 4000톤을 기록해, 가격은 평년보다 떨어졌다.

고추는 작년보다 재배면적이 0.2% 줄었다. 그러나 양호한 생육조건에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전년보다 늘었다. 올해 총 11만 1100톤이 나올 전망이다.

대파도 전년 출하기에 가격이 높았던 관계로, 재배면적이 10~12월까지 다소 늘어났다. 농협하나로 마트에서 한 단 가격은 1600~1800원선이다.

굴 가격도 예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aT 집계 도매가격이 1㎏에 7500원 정도다.

올해 이처럼 김장 비용부담이 줄다보니 ‘비싸서 오히려 사먹는다’는 말이 나왔던 작년과는 다르게 직접 김장을 담그는 경우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 대형마트가 여성고객 14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77.4%가 올해는 직접 김장을 하겠다고 답했다. 이유는 ‘안전해서’(50.1%), ‘입맛에 맞아서’(34.7%), ‘더 경제적이기 때문에’(11.7%) 순이었다. 대형마트업계의 절임배추 판매는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하지만 평년보다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재배농가의 어려움은 만만치 않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지금도 충분히 낮은 가격으로, 다른 재료들은 큰 변동이 없겠지만 배추는 이달 말까지의 작황에 따라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다”며 “계약물량을 산지에서 비축하는 등 지나친 가격하락을 막기 위한 정부의 대책발표가 곧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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