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택시 요금이 인상된 가운데 16일 아직 미터기 조정이 안 된 중형택시에 600원을 더한 금액을 내야한다는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미터기 조정 전까지 일일이 바뀐 요금 설명”
“오른 요금에 손님 줄어, 사납금 인상되면 낼 자신 없어”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지난 12일부터 서울에서 600원 인상된 택시요금이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는 요금 인상 목적 중 하나인 운수 종사자의 처우 개선에 대한 기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상된 요금에 대한 걱정과 불만은 시민뿐 아니라 택시기사도 마찬가지였다.

택시요금 인상 5일째인 지난 16일 택시기사 A씨는 미터기를 아직 교체하지 못해 손님에게 일일이 바뀐 요금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A씨는 “택시미터기를 조정하려면 한 차당 30분 정도가 걸린다고 들었다. 앞으로 빨라도 몇 주간은 요금에 대해서 시민에게 일일이 설명해줘야 할 판”이라면서 “(시민이나 운전기사나) 서로 불편하다”고 하소연을 했다.

무엇보다 바뀐 택시요금에 대해 택시기사들이 우려하는 것은 앞으로 인상될 사납금이다. 택시 노사가 다음 달부터 사납금을 한 달에 65만 원(하루 2만 5천 원)을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는 사납금 인상분의 대부분을 기사 처우 개선에 사용하도록 택시 임단협에 명시했으며 월급이 평균 27만 원 오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거란 입장이다.

그러나 택시기사들은 택시요금이 올라 손님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인상된 사납금만큼을 더 버는 것은 버겁다는 분위기다. 또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에서 마이너스가 돼 최악의 경우에는 27만 원은 물론 지금의 수입에서 수십만 원을 덜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컸다. 이는 서비스 질과도 직결된다.

이날 만난 또 다른 법인 택시운전기사 B씨는 “개인택시의 경우에는 사납금을 내지 않아도 돼 요금인상이 반갑겠지만 우리는 27만 원 더 받기 위해 하루 2만 5천 원, 한 달로 치면 65만 원을 회사에 더 내야 한다. 요금인상이 전혀 반갑지 않다”면서 손사래 쳤다.

그러면서 “하루 택시 한 대가 태우는 손님은 20~25명 정도다. 600원 올려도 2만 5천 원 벌기가 쉽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시는 택시기사 처우 개선으로 6개소 기사 쉼터 등을 내세웠으나 택시기사들은 가장 개선돼야 할 것으로 근무조건을 꼽았다.

법인 택시기사 C씨는 “일주일마다 밤낮이 바뀌고 한 달에 26일, 하루에 12시간을 일해야 백만 원대를 번다. 추석과 설, 노동절에도 딱 하루씩만 쉬기 때문에 멀리 가기 어렵다. 정말 열악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