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쇼핑과 연계한 신개념 할인혜택으로 시장 침투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힘겹게 200만 명의 고지를 넘어선 알뜰폰 시장에 대형 유통업체들이 속속 가세하며 판 키우기에 나섰다. 최근 우체국 수탁판매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며 쏠쏠하게 성장의 기쁨을 맛보고 있는 알뜰폰 시장에 대형마트 1위 사업자인 이마트가 출사표를 던진 것.

알뜰폰은 기존 통신사의 망을 빌려서 통신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통화품질은 동일하면서도 요금은 기존 이통사보다 평균 30~40%가량 저렴하다. 하지만 유통망 부족과 중고‧구형 단말기 위주로 구성돼 있어 그간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알뜰폰의 시작은 2000년대 초반이었지만 지난 8월이 돼서야 겨우 200만 명을 넘어섰다. 10년 넘게 50만 명을 밑돌다 2년 사이 큰 성장을 이뤘지만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3.7%에 불과했다. 때문에 절실하게 시장 확대가 요구되어져 왔다.

이런 가운데 올 들어 홈플러스, 우체국, 이마트 등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춘 사업자들이 속속 가세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지난 3월 홈플러스가 ‘플러스모바일’이란 이름을 걸고 자사 97개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우체국도 전국 226개 매장을 통해 알뜰폰 위탁판매에 나섰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하루 만에 666대가 팔렸고, 11일 만에 가입자 6000만 명을 넘어섰다. 홈플러스보다 단말기 종류가 다양해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이런 반응에 힘입어 향후 판매처를 전국 3700개 우체국으로 확대, 참여 사업자수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대형마트 1위 사업자인 이마트까지 가세한 것. 혜택 또한 홈플러스나 우체국보다 더 파격적이다.

이마트는 17일부터 상품 구매액에 따라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쇼핑할인 알뜰폰’을 전국 100여 개 매장에서 판매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마트 쇼핑객을 겨냥해 마트에서 특정 제품을 구매하면 일정 금액을 통신요금에서 빼주는 방식을 적용했다.

예를 들어 이마트 알뜰폰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이마트에서 코카콜라 제품을 2회 구매하면 통신요금에서 400원을 할인해주고,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2만 원어치를 사면 1000원을 추가로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할인 적용 품목도 총 50여 개 브랜드의 5000여 개 제품에 달한다. 카드제휴나 광고 쿠폰 등 다른 할인혜택도 있다.

허인철 이마트 사장은 “쇼핑과 통신비 할인을 결합한 신개념 혜택”이라며 “이를 통해 연내 5만 명, 3년 내 100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형마트 진입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우체국은 단순 위탁판매지만 대형마트는 직접 알뜰폰 사업자로 나서는 것이기에 자칫 중소사업자의 목을 조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이미지 개선이나 시장 확대에는 확실히 도움이 되겠지만 중소사업자 입장에서 시장독식이 우려되는 건 사실”이라며 “대형마트의 성장이 빠를수록 상생(相生) 방안 모색이 절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자료제공: 각사)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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