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2 (사진출처: 김일지 작가)

 “돌이켜 보면 미국,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를 넘나들며 유년기를 보낸 나에게 유목민적 주체 문화적, 가치적 충돌과 투쟁은 불가피 할 수밖에 없었다.”

김일지 작가의 작업은 유목인(nomadic), 즉 늘 이방인(stranger)의 삶이었음을 고백함으로써 시작된다.

그가 내달 1일부터 26일까지 파주헤이리 예술마을 아다마스253에서 ‘유목인적 주체, 그 동감의 본질과 형태들(Nomadic Stranger)’을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김 작가의 작업은 문화 다양성을 넘어 문화적 충돌, 혼돈, 이질감 속에서 동감을 구하며 자기 주체성에 구축하기 위한 고민으로 점철된다.

그의 작업 속에서 주로 등장하는 원형은 기하학적 ‘원’, 숫자 ‘0’, 알파벳에 ‘O’, 한글에 ‘이응’ 등을 넘나드는 코드다. 이 원형의 코드는 채워지기도 하고 비워지기도 한다. 또 속도가 붙기도 하고, 정지하기도 한다. 커졌다 줄어들기를 반복하고 흩어지다 결집되기도 하며 단추나 단추 구멍 따위의 형을 취하기도 한다.

 

지우고, 만들고, 버리며 지속적인 작법으로 드러내고 있는 코드 ‘O’은 마치 수련과 같은 행위로 해석되며 이를 통해 자기 자신을 구축하고, 예술, 타자와의 관계를 구축하는 주체가 된다. 즉 그의 주체화(subjectivation)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읽고, 생각하고, 그리고, 만드는 가운데 일종의 자기 실천이나 자기 기술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김 작가는 이민과 유목, 문화다양성이라는 미명하에 혼돈된 문화충돌, 그 속에서 무수히 범람하는 정체 없는 사고의 자락을 상징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동시에 부드러운 조화로 귀결 짓는 작가적 사고의 흔적들을 엿볼 수 있다. 전시는 11월1일부터 26일까지. (031)949-0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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