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지혜와 지식을 얻는 통로
독서는 인성을 키우는 지름길
마음의 양식이 있어야 말도 곱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다.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고 생각과 지식의 폭을 넓혀준다. 사람이 태어나 모든 것을 다 경험할 수 없기에 책을 통해서나마 간접경험을 하고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다. 지혜를 구하고, 지식을 얻는 좋은 도구이자 통로였던 책이 지금은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모든 이들로부터 외면당한다기보다는 예전만큼 많이 찾지 않는다는 말이다.

해마다 나라별 독서율을 조사하다보면 대한민국은 꼴지에 가깝다. 설상가상으로 자살률은 1위를 찍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결과 때문인지 독서율과 자살률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도 했으니 독서가 우리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독서가 국가의 지식기반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과거 경험 많은 어르신들에게 배우는 지혜도, 책을 통해 습득하는 지식도 작금의 삶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 되어버렸다. 이뿐 아니다. 동네에 몇 개씩 있던 서점 또한 점점 그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을 통해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출판사와 신문사의 정가 파괴나 덤핑 판매 등으로 동네 서점이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몇 달 전 출판계는 출판사들의 출혈 경쟁으로 동네 서점의 폐업이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자성하는 내용의 반성문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한국출판비상대책위원회는 “덤핑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완전한 도서정가제의 시행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런 일련의 사태는 그만큼 독서 인구가 줄었다는 말이자 출판계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책에서 지혜와 지식을 구하기보다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보다 빠르게 원하는 것을 찾는 모습을 우리는 쉽게 접할 수 있다. 문명의 이기가 가져다준 편리함이지만, 한편으로는 문명의 이기가 가져다준 쓸쓸함이기도 하다. 명암이 공존하는 것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은 분명 필요한 것이지만, 좀 더 깊게 사색할 수 있는 기회를 상대적으로 박탈당하는 기분까지 떨쳐버릴 수는 없다.

종이책이 주는 따뜻함과 사색할 수 있는 깊이감은 이북(e-book)이 주는 편리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책의 분량에 따라 무게감과 부피가 부담이 될 수는 있으나 정서적인 면에 있어 종이책이 주는 장점은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이다. 종이책이나 e-book이나 무슨 차이가 있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물론 책을 읽는다는 점에서 둘은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단지 종이를 만진다는 것과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때 좀 더 생각하고 사색할 수 있는 것은 이북보다야 종이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다.

흙과 종이와 같이 자연에서 나온 것을 만지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정서적인 면에 있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대학입시와 관련된 것 외에는 다른 책을 열어볼 엄두가 안 나는 학생들에게 있어 종이책, 그것도 양서(良書)를 손에 쥐어준다는 것은 입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일이 될 수도 있으며, 아이들의 인성을 키워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아니 인성을 키워주는 좋은 도구이자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옛말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는 말이 있다. 오죽하면 책 도둑은 도둑도 아니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책을 훔치는 것 자체가 괜찮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책을 읽고 싶은 열망, 책을 통해 지혜와 지식을 구하고자 하는 그 마음을 두고 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문명의 이기가 생활 전반에 걸쳐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놓고는 있지만, 책을 멀리하는 삶은 자칫 문명의 이기와 사람이 주객전도되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어려운 환경과 여건 가운데서도 좋은 책을 만들어내고 보급하는 출판사들이 많다는 것이다. 대형출판사는 아니지만, 한국인이 좋아하는 유명 작가들의 책을 찍어내지는 못하지만, 책을 좋아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양질의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책. 책이 사라지면 어쩌면 인류의 문명은 퇴보하고 말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끊임없이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물론 책이라고 해서 모두 양질의 책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더욱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이다. 양질의 책을 선별해서 읽을 줄 아는 그 능력이 생길 수 있도록 한 달에 한 권이라도 책을 읽는 습관을 들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친다는 말을 다시 생각해보니, 책을 읽지 않으면 지혜도 지식도 얻을 수 없으니 그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근거 없는 말뿐이요, 남에게 상처 주는 말뿐이라는 것은 아닌지 싶다. 거칠지 않은 말, 오래 생각하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말. 이런 것은 마음의 양식이 가득 쌓였을 때 할 수 있는 말은 아닐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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