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태국 승왕 솜뎃 프라 니나삼바라(Somdet Phra Nynasamvara)의 100세 생일 축하연이 열린 왓 보원니웻(Wat Bowon Niwet) 사원 전경. 종탑은 진리로 세상을 깨운다는 뜻을 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태국 승왕 니나삼바라 100세 생일 축하연
방콕 왓 보원니웻 사원과 세계불교도우의회 회관서 진행
달라이라마도 3번 찾아와… 가장 장수한 승왕으로 기록돼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불교의 나라 태국에서 왕실과 세계불자들이 함께한 축하행사가 열렸다.

태국 승왕 솜뎃 프라 니나삼바라(Somdet Phra Nynasamvara)의 100세 생일 축하연이 지난 1~3일 방콕 왓 보원니웻(Wat Bowon Niwet) 사원과 세계불교도우의회(WFB: World Fellowship of Buddhists) 회관에서 진행됐다.
태국 왕실과 WFB가 주최한 이번 ‘태국 승왕 100세 생일 축하연’은 1일 태국 총리의 방문으로 시작돼 3일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둘째 공주의 방문으로 마무리됐다. 본지는 WFB 공식 초청으로 태국 현지를 방문해 왓 보원니웻 사원에서 열린 100세 축하연과 WFB 회관에서 진행된 승왕 100세 기념 컨퍼런스 전반을 취재했다. 택시기사도 호텔 직원도 상점 주인도 자신의 나라 승왕 100세 축하연 기념행사에 관심을 갖고 먼 길을 찾아준 취재진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국왕이 출가한 사원 왓 보원니웻

지난달 28일 태국 승왕 100세 축하연 준비가 한창인 왓 보원니웻(Wat Bowon Niwet) 사원에 들어서자 가장 눈에 띄는 건 족히 20m는 돼 보이는 종탑과 방대한 사원규모였다.

왓 보원니웻(Wat Bowon Niwet) 사원에서 만난 승왕의 사서실장 아닐(Anil) 박사에 따르면 종탑은 진리로 세상을 깨운다는 뜻과 함께 진리를 탐구하는 불자의 수행정신과 하늘의 높은 뜻을 받들어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불교의 근본정신을 담고 있다.

왓 보원니웻 사원은 현 국왕을 비롯해 역대 왕족이 출가 수행한 사원이다. 19세기 초 라마 4세가 주도한 불교 개혁으로 탄생한 탐마윳파의 총본산으로 알려져 있다. 도심 한 가운데 대형 사원이 들어서있는 점, 사원 내부에 여유 공간 없이 법당과 건물이 이어지는 점, 사원 안에 학교가 있는 점 등 태국의 사원은 우리나라의 절과는 사뭇 달랐다.

▲ 지난 3일 오후 승왕의 100세 생일을 맞아 왓 보원니웨을 방문한 둘째 공주를 보기 위해 사원 주위를 메운 시민들. ⓒ천지일보(뉴스천지)

태국 총리 방문으로 시작해
승계 1위 공주 방문으로 끝나
보시 음식은 서민 위해 사용

◆태국 왕실과 정부, 국민이 함께한 잔치

이번 행사의 주인공이자 올해 100세 생일을 맞은 태국 승왕은 병환으로 공식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처럼 태국 왕실과 정부가 성대히 그의 100세 생일을 축하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현 19대 태국 승왕(태국어로 ‘솜 뎃 상카랏’이라 칭함, 승왕은 우리나라의 종정에 해당하며 승왕이라는 표현은 왕을 섬기는 입헌군주국 태국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은 역대 승왕 중 가장 장수했으며 남다른 학식과 덕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사서실장 아닐 박사는 “달라이라마도 그가 있는 왓 보원니웻 사원을 세 번이나 찾아와 자문을 구했다”며 그의 남다른 식견과 덕을 칭송했다. 그가 소속된 왓 보원니웻 사원은 현 태국 국왕 푸미폰 아둔야뎃 (Bhumibol Adulyadej)이 왕자 시절 출가한 곳으로 승왕 니나삼바라는 현 국왕의 스승이기도 하다.

그러나 행사의 내용은 특정 인물이 눈에 띄는 것을 제외하고는 의외로 단출한 느낌이었다. 사원 주변과 거리 곳곳에 걸린 승왕의 100세 생일 축하 현수막이 취재진에게 이번 행사가 국가적 행사임을 상기시키는 정도였다.

태국 왕실 주최로 왓 보원니웻 사원에서 진행된 공식 행사는 1일 오전 7시 잉락 친나왓 (Yingluck Shinawatra) 총리가 불자들에게 보시를 하는 것으로 시작돼, 3일 오후 태국 왕위 승계 서열 1위인 마하짜끄리 시린톤 둘째 공주의 방문으로 마무리됐다.

2일에는 사원에 온 시민들에게 왕실과 사원에서 마련한 음식을 나눠주며 승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가 이어졌다. 이번 행사를 같이 준비한 WFB는 별도의 컨퍼런스를 통해 불교지도자로써 본이 된 승왕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태국 승왕 솜뎃 프라 니나삼바라(Somdet Phra Nynasamvara) ⓒ천지일보(뉴스천지)

◆식민지배 받지 않은 입헌군주국 태국

인도차이나 반도 중앙부에 있는 나라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유럽 국가의 식민 지배를 받지 않은 유일한 나라이며 입헌군주국이다. 취재진이 현지에서 태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사실과 왕실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태국은 모든 사무실 내에 왕과 왕비의 사진을 걸어야만 허가가 난다. 이 때문에 어디를 가도 왕과 왕비의 사진이 눈에 띄었다.

태국에서 국왕과 왕비, 공주 등 왕족에 대한 신뢰는 거의 신에 가까움을 피부로도 느낄 수 있었다. 일례로 취재진이 지난 3일 공주가 방문하는 시간에 맞춰 다시 왓 보원니웻 사원을 찾았을 당시 경호원들은 물론 시민들로부터 “공주보다 높은 곳에 서서는 안 된다”며 촬영 제재를 받았다.

이날 현장에 자리한 수천 명의 시민들은 공주를 향해 “만세수를 누리소서”를 외치며 공주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표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마하짜끄리 시린톤 공주는 서민 복지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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