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스님측 “흑색선전 안타까워… 승적 의혹 밝혀야”

▲ 조계종 총무원장선거 기호 2번 보선스님(오른쪽)이 기호 1번 자승스님(왼쪽)으로부터 두 차례의 협박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선거가 후보자 간 비방, 의혹 제기 등으로 과열 양상을 보인 가운데 기호 2번 보선스님이 기호 1번 자승스님(현 총무원장)으로부터 두 차례의 협박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해 충격을 주고 있다.

보선스님은 7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승스님이 6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직접 전화를 걸어와 ‘마곡사 (선거인단) 건을 해결하라’고 종용했다”면서 “마곡사를 풀지 않으면 파행으로 몰고 가겠다고 재차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보선스님은 ‘파행으로 몰고 가겠다’는 의미에 대해 “(나의 승적 의혹을 문제 삼아) 직권제적을 깔고 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님에 따르면 최근 총무부장 종훈스님이 중앙종회의장 향적스님에게 ‘보선스님의 승적에 상당한 제적사유가 있어 직권제적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뜻을 전화로 전달했다.

이와 관련 보선스님은 “이는 자승스님의 지휘 아래 총무원이 조직적으로 소납을 직권제적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선스님은 또 “총무원이 다른 후보자들의 신원조회를 마쳤음에도 소납만 보류하고 있는 것은 나의 승적을 무기삼아 수세에 몰린 선거국면을 타개하려는 계획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스님은 “자승스님과 전화를 마친 뒤 경악을 금치 못했던 이유는 발언이 승가공동체에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수위였기 때문”이며 “이뿐 아니라 종단 종헌기구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마저 정치적 거래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직권남용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선스님은 “그 어떤 폭압적인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위기의 한국불교를 바로 세우겠다는 마음으로 공정선거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자승스님 측 불교광장선대위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흑색선전에 직접 나선 보선스님의 행동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또 “보선스님은 ‘환계하지 아니하고 속퇴한 후 재입산 한’ 자신의 과거에 대해 대중 앞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보선스님의 승적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한편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7일 회의를 열고 불법 선거인단 논란을 빚은 마곡사의 선거권을 박탈했다. 이로써 선관위는 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인단을 중앙종회의원 80명과 마곡사를 제외한 23개 교구 선거인단 230명 등 총 311명으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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