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까지 중국의 국경절 연휴로 약 15만 명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사진은 3일 서울 명동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서울 명동 거리가 중국 관광객의 활기찬 발걸음으로 붐비고 있다. 국경절 연휴(1~7일)를 맞아 한국을 찾은 인파다. 3일 기자가 찾은 명동은 저녁 무렵까지도 중국 관광단이 여기저기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국경절은 중국의 건국기념일로, 1주일간의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정부는 이 기간을 이용해 입국하는 중국 관광객 수가 1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 국경절 9만여 명에 비하면 64.5% 증가한 수치다.

연간 입국 규모로 봐도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은 2010년 188만 명, 2011년 220만 명에 이어 지난해 284만 명으로 매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8월까지 누적 방문객만 해도 295만 명이다. 이미 작년 연간 방문객 수를 넘어섰다.

사실 올해 관광 시장에는 몇 가지 변화가 있다. 먼저는 중국 정부가 이달 1일부터 여유법(旅遊法) 시행에 들어갔다. 그동안 쇼핑관광이나 각종 옵션을 구성으로 한 저가 관광이 성행했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예전처럼 쇼핑장소를 지정하거나 대가로 별도의 수수료를 받는 일은 금지된다. 내용 없는 저가·덤핑관광이 사라지는 것이다.

대신 내실을 도모한 새로운 관광상품들은 가격이 이전보다 30~40% 비싸졌다. 이번 국경절 여행상품도 이에 해당한다. 관광객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이유다. 이에 대해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약간의 수요 감소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국 관광객 수가 워낙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법 시행 초기에 증가폭이 다소 둔화되는 정도의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화는 비자 발급이 쉬워진 점이다. 비자 발급은 관광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법무부가 완화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올해 5월 본격 시행된 ‘환승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 방안’은 여행 일정에 제주도를 포함할 경우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인천공항이나 김해공항으로 (단체) 입국해도 제주도 방문 일정이 있다면, 제주를 제외한 지역에서 72시간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다.

또 지난 7월에는 복수비자 발급대상을 확대했다. 이와 함께 비자 발급을 위한 구비 서류를 줄이고 소요 시간 역시 단축하는 등 한국 방문을 희망하는 관광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한편, 중국 국경절 관광은 침체된 경기로 고심 중인 국내 유통업계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역점의 경우, 올해 중국인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56.6% 늘었다. 반면 일본 관광객 매출은 30.5% 줄었다. 엔저 현상 등으로 일본 관광객은 줄고 중국 관광객은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롯데마트 측은 내년 중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일본인 매출을 앞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통 과자, 김 등의 구매율이 높기 때문에 이번 국경절에는 인기 과자를 할인하거나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인다.

화장품, 밥솥 등 해마다 인기리에 판매되는 품목도 국경절 특수를 기다려 왔다. LG생활건강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 패키지를 적용한 궁중 한방화장품 세트를 내놓고, 대나무 파우치와 판다 인형도 추가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실제로 한방화장품 ‘후’ 브랜드는 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올해 상반기 면세점 매출이 전년보다 약 40% 뛰기도 했다.

백화점 업계도 이번 기회를 놓칠세라 통역인원을 강화하고 손님맞이에 열심이다. 보통 국경절을 통해 1.5~2배의 매출 신장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중국 관광객은 폭발적인 구매력 때문에 ‘큰손’이라는 별명이 따라붙는다. 지난 2011년 바오젠 인센티브관광단의 방문 당시는 면세점 최고 매출 기록이 경신되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내년에도 대규모의 인센티브관광이 예정돼 있다. 유통업계가 국경절 못지않은 또 한 번의 관광 특수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관광공사 중국팀 류한순 차장은 “내년 봄 무렵 암웨이 관광단 총 2만 5000명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크루즈 관광 형식으로 3000명씩 8차례에 걸쳐 들어오며, 2015년 뉴스킨 관광단의 한국행도 결정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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