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6명 일자리 원해… “생활비에 보탬이 돼”

▲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노인들이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탑골공원. 30여 명의 노인은 공원에 앉아 더위를 식히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가만히 앉아 공원에 온 시민을 관찰하는 사람, 몇 시간째 책을 보는 사람 등 저마다 자기만의 방법으로 시간을 보냈다.

“노인들은 정말 갈 곳이 없군.” 벤치에 앉아 교차로를 보던 한 노인은 큰 목소리를 냈다. 일자리를 찾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화가 나 있는 듯했다.

강우순(77, 남) 옹은 “무의미하게 하루하루를 보낸다”며 “일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일이 없어 갈수록 지
쳐만 간다”고 기자에게 하소연했다.

10여 년 전 자영업을 한 강 옹은 “70살이 넘으면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정부에서 노인을 위해 일자리를 마련하고 있지만, 일자리를 찾으러 가도 기업에서 노인은 거의 고용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취업을 희망하는 고령층이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노인의 날(10월 2일)’에 맞춰 관련 기존 통계를 수
집·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고령층 인구의 59.9%가 “취업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6명꼴로 일자리를 찾는 셈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0.7%로 전년보다 1.2%p 늘었다. 성별로는 남자(41.6%)가 여자(23.0%)보다 18.6%p높았다.

올해고령층(55∼79세) 중 취업을 희망하는 비율은 59.9%로 전년보다 0.9p 증가했다. 취업 희망 고령층(55~79세)이 일하기 원하는 주된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이 되어서 (54.85%)’ 가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일하는 즐거움 때문(36.9%)’으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남자 고령층(55~79세)의 취업 희망 비율(73.9%)이 여자 고령층(47.7%)보다 높았으며, 여자 고령층(55~79세) 취업희망자의 58.8%가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때문’에 일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근로 희망자들의 일자리 선택기준은 ‘일의 양과 시간대(26.0%)’가 가장 높았고, ‘임금수준(24.8%)’ ‘계속
근로 가능성(18.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노인들을 채용하는 기업에 특혜를 줘야 노인 일자리가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대한노인회 강희성 취업지원본부장은 “정부에서 매년 노인을 위한 일자리를 늘리고 있지만 예산에 한계
가 있다”며 “이에 민간 취업 부분도 같이 활성화하고 있는 상황이며, 현재 2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하지만 민간 기업의 경우도 젊은 사람을 채용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노인을 채용하는
기업에게 세제혜택 등의 특혜를 줘노인 고용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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