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신경민 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 파문과 관련한 긴급현안질문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서로 “사건 본질 왜곡” 설전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여야가 1일 ‘혼외 자식’ 의혹에 휩싸인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를 놓고 불꽃 공방을 벌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초연금 및 채동욱 전 검찰총장 관련 긴급현안 질문’에선 채동욱 전 총장 사퇴를 둘러싼 설전이 벌어졌다.

여야는 상대당이 이번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새누리당은 채 전 총장 사퇴 원인을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규정했다. 현안 질문도 채 전 총장의 혼외 자식 의혹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정권 개입설은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권 차원의 ‘채동욱 찍어내기’로 규정했다. 혼외 자식 의혹 자체를 반박하기보다는 각종 의혹 관련 자료가 내온 배경과 정권의 개입 의혹을 추궁하는 데 집중했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이번 사건을 지켜보면서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이번 사건은 현직 검찰총장의 혼외자 존재 여부, 국가 최고 사정기관의 장이 헌법과 법률에 규정한 일부일처제를 어긴 의혹을 받고 있는 도덕성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은 이 도덕성 문제를 정치적 사안으로 둔갑시켜 청와대 사찰설, 국가정보원 개입설 등으로 사건의 성격을 변질시켰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만약 국정원이 개입했다면 더 풍부한 증거를 확보한 후에 터트렸을 것”이라며 국정원을 옹호하기도 했다.

권 의원은 “도덕성 흠집 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총장을 (민주당이) 온갖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비호하고 있는 건, (채 전 총장이) 혹시 민주당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했기 때문은 아니냐”며 민주당과 채 전 총장 사이에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이 사건의 핵심과 본질은 일반의 관심인 혼외 자식 의혹이 아니다”라며 “채 총장 찍어내기와 불법사찰, 감찰이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신 의원은 채 전 총장의 내연관계로 의혹 받고 있는 임모 씨, 아들에 대한 출국일, 가족관계등록부, 혈액형, 거주지 등의 자료에 대해 “이런 정도의 자료는 청와대, 국정원, 경찰, 검찰 정도가 알 수 있고, 영장이 필요한데, 영장 청구 기록이 없다”며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이 자료들은 꼭 영장에 의하지 않더라도 행정기관 협조로 주고받을 수 있는 자료”라고 해명했다.

신 의원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8월 중순 조선일보 강효상 편집국장을 만나 “채 총장은 내가 날린다”고 얘기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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