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최인호 씨가 별세했다. 향년 68세.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영정 모습.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올해로 등단 50주년. 소설 ‘별들의 고향’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겨울나그네’ 등을 잇달아 펴내며 큰 사랑을 받았던 문학계 거장 소설가 최인호 씨가 지난 25일 오후 7시 2분 68세 일기를 마무리했다.

고인은 서울고등학교 2학년 재학 시절인 1963년에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벽구멍으로’가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입선하면서 문학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보다 앞서 1962년 고등학교 3학년생 신분으로 등단한 소설가 황석영(70)과 함께 10대 청소년기에 등단한 특별한 이력을 가진 작가 중 하나다.

소위 ‘잘 나가던 작가’로 불리며 문학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그는 1980년대 중반, 가톨릭에 귀의했다. 풍요로움 속에서 오히려 황폐해지는 내면이 종교로 이끌었다고 한다.

이후 고인은 ‘잃어버린 왕국’ ‘길 없는 길’ ‘상도’ ‘해신’ 등 역사와 종교를 소재로 삼은 작품을 연달아 내놨다.

그러던 중 지난 2008년 귀밑샘에서 종양이 발생해 침샘암으로 힘든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투병 중에도 그의 작품 활동은 계속됐다. 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산문집 ‘하늘에서 내려온 빵’을 비롯해 ‘최인호의 인연’ ‘천국에서 온 편지’ 등 꾸준히 집필과 출간 활동을 펼쳤다.

고인이 왕성한 작가로 활동할 시기 대부분의 작품은 영화와 TV 드라마로 제작되며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별들의 고향’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겨울나그네’ ‘상도’ ‘해신’ 등이 대표작이다.

고인은 사상계 신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동리문학상 등을 차례로 받았다.

특히 올해는 소설가 최인호의 등단 50주년이 되는 해로, 올해 초만 해도 건강이 호전되는 듯했으나, 최근 병세 악화로 명을 달리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유족으로는 아내 황정숙 씨와 슬하에 1남 1녀(도단, 다혜)를 두고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으며, 장례미사는 28일 오전 9시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집전으로 치러진다. 장지는 분당 메모리얼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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