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들들’ → ‘신의 아이들’로 재개정 추진

▲ 25년 만에 재개정을 앞두고 있는 NIV성경.
영어 사용권에서 가장 많이 팔린 성경인 ‘뉴 인터내셔널 버전(NIV)’ 성경이 개정 25년 만에 대대적인 수술을 받게 된다.

AP통신에 따르면 NIV 성경의 저작권을 가진 ‘비블리카’사는 지난 1일 그동안 바뀐 어법 및 성서학 연구 분야에서의 성과를 반영해 2011년 개정판 성경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개정의 핵심은 남성 중심적인 용어를 중성적인 표현으로 바꾸는 것으로 AP통신에 따르면 기존에 논란이 됐던 성차별적인 단어들이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케이스 댄비 비블리카 대표는 “남녀차별적인 단어보다는 좀 더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전 세계 영어 사용자들과 소통하길 바란다”고 재개정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NIV 성경이 재개정되면 ‘신의 아들들(sons of God)’은 ‘신의 아이들(children of God)’로, 성경에 흔히 나오는 ‘형제들(brothers)’은 ‘형제자매들(brothers and sisters)’로,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God created man)’는 남성을 뜻하는 ‘man’대신 인간을 뜻하는 ‘human beings’로 대체된다. 새로 재개정되는 NIV성경의 이름은 ‘오늘의 NIV’라는 뜻의 ‘TNIV’다.

그렇지만 이러한 NIV성경의 재개정을 놓고 신학계의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 같다. 과거 NIV성경이 젊은 층을 겨냥해 성차별적 용어를 없앤 NIV 개정을 추진하다가 거센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중단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재개정을 반대하는 일부 신학자들은 “성차별적 단어들을 교체한다는 명목으로 성경 문구를 바꾸면 성경의 원뜻을 왜곡할 수 있다”며 “오히려 그렇게 하면 정치적인 입장에서 개정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비블리카는 과거 논란을 의식한 듯 이번 개정 작업에는 더 많은 신학자와 독자를 참여시켜 개정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진행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개정판 성경에 대한 감수는 보수파 성경학자들이 1965년 설립한 단체인 ‘성경번역위원회(CBT)’에 맡기기로 했다.

더글러스 무 CBT 위원장은 “양성평등을 이유로 교체된 모든 단어가 재검토 대상”이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성실하고 믿을 만한 재검토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존더반 출판사의 모 거킨스 회장은 “TNIV 성경이 출판되면 기존 NIV 성경 출판은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1978년 첫 출판돼 84년에 한차례 개정된 NIV 성경은 지금까지 3억 권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보수 복음주의 진영에서 가장 인기있는 영어 성경으로 북미 지역의 3분의 1이 이 성경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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