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LTE광고 경쟁으로 마케팅비 ‘줄줄’
고객들 요금만 올리고 서비스·품질은 ‘모르쇠’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이동통신 3사의 광고 경쟁이 소비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TV, 라디오, 영화관 할 것 없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는 이통사의 ‘LTE 광고전(戰)’이 도를 넘었다는 평가다. 서비스나 품질 경쟁은 뒷전인 채, 고객 요금 부담을 가중시키는 광고에만 목을 매고 있어 비난은 더 거세다.

◆3개월간 쏟아낸 LTE 광고 30편 훌쩍

▲ 이동통신 3사의 지나친 광고전(戰)이 소비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통신3사가 지난 3개월간 출시한 LTE 관련 TV광고들만 30편을 훌쩍 넘겼다. 사진은 최근 새롭게 선보인 이통사의 신규광고. 위에서부터 KT, LG유플러스, SKT.

국정감사 때마다 통신사들의 과도한 마케팅‧광고비 지출이 도마에 오르지만, 잠시 주춤할 뿐 소모적인 광고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참신한 발상과 재미로 고객과의 친밀함을 높이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현재는 그 수위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SKT와 LG유플러스가 롱텀에볼루션-어드밴스드(LTE-A)를 상용화한 후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가입자를 뺏기 위해 이통사들은 광고에 더 열을 올렸다.

약 3개월 사이 양사는 20편을 훨씬 웃도는 광고를 쏟아냈고, 당시 LTE-A 서비스를 하지 못했던 KT는 ‘데이터 2배’ 등 ‘2배 더, 페스티벌’과 관련된 CF를 시리즈로 쏟아내며 맞불을 놨다.

8월 주파수 경매가 끝나고 이통3사가 ‘광대역 LTE’ 상용화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광고 경쟁은 더 가열됐다.

여기에 KT의 선도적인 ‘광대역 LTE 서비스’ 개시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이통사들의 광고전은 TV를 벗어나 극장과 유튜브까지 옮겨갔다. 각사는 TV용 CF 외에도 극장용, 유튜브용 등을 따로 제작해가며 수천억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이통사 모두 1분기보다 2분기 광고비도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347억 원으로 집계된 SKT의 광고비는 2분기 754억 원으로 급증했다. LG유플러스는 544억 원에서 684억 원으로, KT는 302억 원에서 391억 원으로 늘어났다.

지나친 마케팅‧광고비 지출을 막기 위해 지난해에 광고비 상한선을 정해야 한다는 법안까지 발의됐지만, 통신사들은 콧방귀를 끼듯 광고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위한 ‘진짜 LTE 서비스’ 전무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LTE의 빠른 속도를 강조하며 광고나 용어로 소모적인 싸움을 벌이고 있는 동안, ‘진정한 LTE 서비스’로 불릴만한 서비스 출시는 전무했다는 사실이다.

기존에 제공한 데이터를 좀 더 제공하거나, 그간 번호이동 고객에 비해 혜택이 미미했던 기기변경 고객의 혜택을 강화했을 뿐이지 ‘LTE 서비스다운 서비스’ 출시는 통신3사 모두 꿈도 못 꾸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통사가 강조한 데이터 통신 속도는 정작 광고와 달리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고객들은 여전히 통신사의 감언이설에 속아 3G에 비해 1만 원 이상의 요금을 더 내면서 ‘진정한 LTE 서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앞에서는 ‘경영난으로 어렵다’고 우는소리를 하면서도 제 살 깎아 먹는 광고마케팅비 지출에는 관대한 이통사들의 모순된 행동이 문제”라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저렴하고 좋은 품질의 서비스지 불필요한 광고경쟁이 아니다. 불필요한 광고경쟁만 없애도 통신비 인하 여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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