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경숙 기자]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해 2018년이면 고령사회로 들어갈 전망이다. 이는 곧‘ 100세 장수시대’가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100세 시대를 맞으며 ‘꽃노년’‘ 액티브시니어’‘꽃보다 할배’ 등의 신조어가 보여주듯 노년에 대한 사회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액티브시니어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열정과 활동력만큼은 젊은이 못지않게 왕성함을 표현한 신조어다.

70대 어르신들은 이제 더 이상 누군가로부터 도움만 받는 나약하고 무능한 존재가 아니다. 든든한 노후 대책과 경제력 때문일까. 아니면 청년들도 보고 울고 갈 건강한 체력 때문인 걸까.

시니어기자단 강재수 선생 - 전통 짚풀공예가

봉사, 노년에 제2의 인생 선사
나이 탓 NO, 배움의 자세 OK

▲ 강재수 선생은 서울시 중구 회현동자치센터에서 열리는 색소폰 교실에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참여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천지일보(뉴스천지)

외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서울 남산한옥마을에서 전통 짚풀공예의 맥을 잇고 있는 강재수(76) 선생을 만났다.

강 선생은 5년째 남산한옥마을에서 짚풀공예를 시연하고 있다. 강 선생은 “우리 전통공예의 맥이 끊기는 것이 아쉬워 짚풀공예를 시작했다”며 “짚풀로 짚신 만드는 것을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보람도 느낀다”고 고백한다.

그는 젊은 시절 식당을 운영하며 동네에서 어르신 20명씩을 추천받아 주말마다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경로잔치를 베풀기도 했다.

이제 마라톤의 반환점을 돌아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강 선생은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자세를 갖추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2006년 꾸준히 운영해 오던 식당을 접고 69세의 노년에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에 뛰어 들어 현재는 노인복지사·동화구연지도사·유아마사지 등의 다양한 전문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이는 남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강 선생의 마음이다.

“봉사는 나에게 덕을 가져다 주고, 몸도 더욱 건강하게 해주니 나에게 돈도 벌어주는 셈”이라고 말하는 강 선생은 2010년 서울시종합노인복지회에서 노인봉사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그는 2011년 대한은퇴자협회에서 사회활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장노년층에게 수여하는 ‘히어로대상’을 받기도 했다.

강 선생은 “인생 70세가 넘으면 태엽을 다시 감아야 한다”며 “늙었다고 나이 탓하지 말고, 항상 배우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남은 인생을 건강하고 즐겁게 살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매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시니어기자단 카페를 점검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장충체육공원에서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강 선생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서울시 중구 회현동자치센터에서 열리는 색소폰교실에 참여해 새로운 도전을 펼치고 있다. 그는 색소폰 연주를 통해 또 다른 봉사를 꿈꾸고 있다. “봉사할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자신이 가야 할 곳”이라고 강조하면서 말이다.

시니어기자단 임선기 선생 - 시니어 영화 감독

늦깎이 학업, 삶에 열정 솟구쳐
봉사로 존재가치 일깨우고파

▲ 임선기 선생은 서울시 양천구어르신복지관에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동영상을 강의하고 있다(왼쪽 사진).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시 양천구어르신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동영상 강의가 한창이다. 강사로 나선 이는 젊은 청년이 아닌 70대의 연세가 지긋한 임선기(72) 선생이다.

젊은 사람들도 쉽게 배우기 어려운 동영상을 직접 가르치는 임 선생을 본 기자는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동영상 강의뿐 아니라 직접 단편영화도 제작한다고 하니 말 그대로 ‘액티브시니어’의 모습이다.

임 선생은 1960년대 영화 ‘성춘향’이 상영되던 시절, 극장에서 영사기를 처음 만져봤다고 한다. 그는 “영사기를 본 순간 내 안에 뭔가 꿈틀거림이 느껴졌다”며 “하지만 극장 일로는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없어 일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어려운 생계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임 선생은 인생의 먼 길을 돌아 65세 즈음 한 복지관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인연이 닿았고 컴퓨터도 처음 접하게 됐다. 그는 그때부터 컴퓨터로 동영상을 배우는 일에 전념했다.

동영상 강의 책 한 권을 통째로 암기했던 임 선생은 누구보다 수업 진행속도가 빨랐다. 동영상 제작을 익힌 임 선생은 급기야 직접 단편영화를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2010년 제3회 서울노인영화제에서 ‘가족’이라는 동영상으로 입선해 감독으로서의 한 발을 내딛었다. 이어 2012년에는 전북영상협회에서 실시한 제7회 정읍 실버영화제에서 ‘고독’이라는 동영상으로 촬영상을 받았다.

임 선생은 “동영상은 나의 삶에 의욕을 줬다. 뒤늦게 나의 존재 가치를 알게 해준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누군가에게도 가르쳐 주는 봉사를 통해 그 사람의 존재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것이 임 선생이 말하는 봉사의 정신이다.

임 선생은 현재 후손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한 단편 가족드라마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임 선생은 “핵가족화로 어르신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어르신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어른들은 아집을 버리고 젊은 세대들을 존중해주고, 항상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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