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7월 전미경제연구소(NBER) 주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정책을 당분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에 안도감이 찾아왔다.

18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현재 월 8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여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지 않기로 했다. 초저금리 기조도 2015년까지는 유지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연준은 17일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양적완화 축소가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지만, 경기상황이 아직은 출구전략을 쓰기에 무리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고용 개선이나 경기 회복 속도가 기대만큼 좋지 않다는 뜻이다.

벤 버냉키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의 노동 시장 상황이 우리의 기대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따라서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지금 실시하기보다 경제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는 좀 더 확실한 증거를 기다린다는 설명이다.

연준은 “미국의 최근 경제 활동은 완만한 속도(moderate pace)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노동 시장에 최근 몇 개월간 개선 기미는 있지만 실업률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FOMC 회의 직후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도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6월 발표한 2.3∼2.6%에서 2.0∼2.3%로, 내년 예상치는 3.0∼3.5%에서 2.9∼3.1%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조치에는 경기 부양 기조 유지를 천명해온 버냉키 의장과 윌리엄 더들리 부의장을 비롯한 FOMC 이사 11명이 찬성했다. 양적완화 축소가 언제쯤 시작될지 정확한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연준은 경제 지표의 변화에 따라 올해 안에 자산매입축소를 시작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시장은 예상을 깨고 양적완화가 계속된다는 소식에 다우지수와 S&P 모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47.21p 오른 15,676.94에서 거래를 마쳤고 S&P 500 지수는 20.76p 높은 1,725.5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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