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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튀기된 LTE·LTE-A 속도의 실체 | KTX편<1>


고향으로 달리는 KTX, LTE·LTE-A는 ‘느렸다’
광고의 1/6 수준에 그쳐… “이론상 최고속도일 뿐”

[천지일보=이승연, 정인선, 손성환 기자] 시속 300㎞/h로 달리는 KTX 내부. 이통 3사가 말한 것처럼 KTX 내부에서도 LTE가 빵빵하게 터질까? 이통사의 광고처럼 정말 KTX에서도 LTE가 제 속도를 낼지, 어떤 통신사가 가장 빠른 속도를 제공할지, 추석 연휴를 맞아 귀경의 수단으로 애용될 KTX를 타고 본지 취재팀이 직접 실측에 나섰다.

실측은 KTX 경부선을 따라 진행됐으며, 서울~부산까지 20차례에 걸쳐 측정한 후 평균을 냈다. 대상은 SKT‧T‧G유플러스의 LTE와 LTE-A 5종류(KT는 LTE-A 없음)다. 테스트 프로그램은 이통사가 속도 측정에 사용하는 ‘벤치비’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으며, 속도 비교는 다운로드 속도를 기준으로 했다.

◆빈약한 속도… LTE, KT>LGU+>SKT

결론부터 말하자면, LTE 속도는 이통 3사의 화려한 광고에 비해 너무 ‘빈약’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이 떠오를 정도다.

지난해 4~5월 이통3사가 KTX 전구간에 LTE망을 빵빵하게 구축했다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인 터라 내심 빠른 LTE 속도를 기대했지만 평균 속도는

KT, LG유플러스, SKT 각각 22.02Mbps(초당 메가비트), 13.15Mbps, 12.96Mbps에 불과했다. 이통3사가 LTE 가입자를 모집할 당시 마케팅에서 내세운 속도는 3G의 5배 속도인 75Mbps다. 하지만 실체는 광고의 1/6 또는 1/3 수준에 그친 것.

심지어 KTX 전 구간에 최신 소형 안테나 기지국(RRU) 장비를 촘촘하게 구축했다며 ‘프리미엄 LTE 서비스’를 약속했던 SKT는 ‘꼴찌’를 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에서는 LG유플러스가 강세를 보였다. 출발 전 서울에서 측정 시 LG유플러스의 LTE-A는 65.4Mbps로 가장 빨랐고, KT LTE(63.7), LG유플러스 LTE(44.4), SKT LTE-A(9.35), SKT LTE(0.59) 순을 기록했다.

동대구역 부근에서는 SKT LTE-A가 80.6Mbps로 가장 빠르게 나타났고, KT LTE(42.2), SKT LTE(33.22), LGU+ LTE(24.9), LGU+ LTE-A(24.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신경주를 지나 터널이 연속해서 나오는 구간이 나타나자 KT가 힘을 발휘했다. SKT와 LG유플러스가 11Mbps대로 속도가 뚝 떨어진 반면, KT는 28.8Mbps로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를 보였다.

◆2배 빠르다던 LTE-A는 어디에?

LTE-A 속도의 실상은 더 처참했다. 달리는 KTX에서 LTE-A는 실력 발휘가 안 되는지 KT의 LTE보다도 느렸다.

SKT와 LG유플러스의 평균 LTE-A 속도는 각각 17.5Mbps, 16.5Mbps였다. 22.02Mbps를 기록한 KT LTE보다도 최소 5Mbps 만큼 더 느리게 나온 것. 이통사가 광고에서 내세우는 LTE-A의 속도(150Mbps)와 비교했을 때는 9분의 1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벤치비 속도가 아닌 실제 콘텐츠 다운로드 속도는 어떨지 동일한 크기의 음악파일을 내려받아 봤다. 1초에 5곡을 내려받을 수 있다는 SKT의 광고와는 다르게 1곡을 내려받는 데 SKT는 3.7초, LG유플러스는 2.9초가 걸렸다.

결과를 종합해 봤을 때 이통사들의 속도 과장은 심각했으며, 이는 LTE나 LTE-A 서비스 모두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고객들은 이통사의 마케팅만 믿고 더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3G에서 LTE 시대로 넘어가면서 통신요금은 1만 원가량 올랐다.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측 결과를 통해 이통3사의 LTE 서비스는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이런 현실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에서 말하는 것은 이론상 최고 속도에 불과할 뿐 무선 네트워크는 변수가 많아 실제 환경에서는 나올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는 단지 가입자를 모으기 위한 마케팅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케팅만을 위해 이론적인 속도를 실제 속도인 것처럼 무리하게 과장하는 것은 소비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통사들은 정확한 정보 전달과 고객이 지불하는 대가에 상응하는 진정한 LTE, LTE-A 서비스를 선보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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