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수 나경
▲ 건원 윤상철 선생

우리가 알고 있는 28수는, 하늘을 28개 방위로 나누어서 다스리는 각 방면의 우두머리 별(별자리)입니다. 중앙에는 자미원이라는 궁궐 안에서 북극성이 임금님이 되어서 하늘 전체를 다스리지만, 각 지방까지 다스리기에는 너무 넓은 거지요. 그래서 하늘을 동서남북의 사방으로 나누고, 각 방향을 또 일곱씩 나눠 경기도지사 충남도지사 하듯이 28개 지역을 다스릴 별을 정한 것입니다.

동방을 맡은 일곱 별자리의 모임을 동방청룡칠수라고 합니다. 동방청룡칠수에서 ‘동방’은 동쪽의 별자리라는 뜻이고, ‘청룡’은 사신도에 나오는 청룡이 대표가 되어서 다스린다는 것이고, ‘칠수’는 모두 일곱 별자리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신도는 ‘넉 사, 귀신 신, 그림 도’자를 씁니다. 네 분의 신을 그린 그림이라는 뜻이고, 그 네 분의 신은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청룡(동방) 백호(서방) 주작(남방) 현무(북방)입니다. 그러니까 동방칠수가 합체하면 청룡이 되고, 각기 나누어지면 각‧항‧저‧방‧심‧미‧기의 일곱 별자리(3월 27일~5월 1일 글 참조)가 되는 것이지요.

아! ‘칠숙’이라고도 한다고요? 하기는 ‘잠잘 숙(宿)’자를 쓰니 그럴 만도 하네요. 그렇지만 별자리는 그 위치에서 잠잔다는 뜻 보다는 그 자리를 지킨다는 뜻이 더 큽니다. 그래서 ‘지킬 수(守)’를 강조해서 ‘칠수’라고 하는 것입니다. ‘군수, 지방수령’ 등에 쓰는 ‘수’이지요.

마찬가지로 서방을 맡은 일곱 별자리의 모임은 서방백호칠수라고 하며, 남방을 맡은 일곱 별자리를 남방주작칠수라 하고, 북방을 맡은 일곱 별자리를 북방현무칠수라고 합니다.

이제부터는 별을 찾는 법을 배워볼까요? 하늘의 별을 찾는다는 것은 무척 재미있고도 신성한 일입니다. 별에 인간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고, 별자리의 변화에 따라 인간 세상에도 변화가 온다고 믿었거든요. ‘28수 나경’을 이용하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28수 나경’에서 ‘나경’은 나침반의 옛말입니다. 그러니까 28수를 찾는 나침반이라는 뜻이 됩니다.

28수 나경은 두 개의 판으로 이뤄졌습니다. 밑판은 월과 날짜를 눈금으로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위판은 시간을 나타냈습니다. 관측하고 싶은 월과 일을 밑판에서 찾고 그 위에 위판에 있는 시간을 맞춰서, 그 월․일․시에 뜨는 별자리를 볼 수 있게 만든 것이지요.

오는 9월 15일 오후 10시 30분에 뜨는 별자리를 찾아볼까요? 밑판에서 9월 15일 눈금을 찾고, 위판의 22시 30분과 맞춥니다. 그러면 위판의 화살표가 위수를 가리킵니다. 9월 15일 22시 30분에는 정남 쪽에 위수가 보인다는 뜻이지요.

나침반에서 S극을 찾아서 S극 방향을 보고섭니다. 눈높이에서 약 60도 정도 위쪽을 보면 위수가 보입니다. 28수 나경에 보이듯이 위수의 왼쪽으로 허수, 수녀, 견우 등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실수, 동벽, 규수가 보입니다. 주황색의 밝은 별이므로 쉽게 찾아질 것입니다.

매일매일 별을 찾아서 그 별이 제 모습과 빛깔을 갖추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 별의 뜻을 음미해보면 여러분도 별 박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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