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블로그 잘못된 정보에도 자사 편의만 강조해

▲ SKT가 공식블로그에 게재한 광대역 LTE 소개글 페이지 시작부분. SKT는 이 글을 통해 마치 기존 LTE 모든 가입자가 광대역 LTE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바 있다. (사진출처: SKT 공식블로그 캡쳐)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SKT가 공식블로그를 통해 잘못된 정보들을 제공하고도 정확한 수정이 아닌, 자사의 논리와 편의만을 앞세우며 정확한 정보공지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300만 명의 LTE 가입자들이 ‘광대역 LTE’ 혜택을 받지 못함에도 이에 대해 정확한 고지를 계속 회피하고 있는 것. 게다가 자신들이 지적했던 경쟁사의 마케팅 문구를 그대로 사용하는 이중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처음으로 문제가 된 내용은 SKT는 지난 4일 공식 블로그(http://blog.sktworld.co.kr)에 올린 ‘광대역 LTE’ 소개 글이다.

SKT는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개시되면 ‘모든 LTE 가입자’가 단말기 교체 없이 속도가 33% 빨라지는 광대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SKT의 설명과 달리 800㎒ 주파수를 이용하도록 설계된 단말을 이용하는 SKT LTE 고객들은 광대역 효과를 전혀 볼 수 없다.

이렇게 혜택을 볼 수 없는 가입자는 SKT 전체 LTE 가입자의 30%가량에 달하는 300만 명이다. 무시하기에는 상당한 규모임에도 SKT는 이런 사실을 고객들에게 명확히 알리지 않은 것.

이에 본지가 지난 6일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자 SKT 측은 해당 내용을 정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확인 결과 SKT는 ‘기존 LTE폰’이라는 단어 옆에 ‘멀티캐리어지원 단말’이라는 문구만 추가했을뿐,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입자가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알리지 않았다. 게다가 본지가 지적한 부분에만 단어를 추가했을 뿐 그 외의 문장에서는 여전히 ‘모든 LTE 이용자’가 광대역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식으로고 설명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전체를 수정하면 복잡해지기 때문에 멀티캐리어 지원 단말기라는 단어만 추가했고, 별도로 페이지를 만들어 혜택을 받는 모든 기종을 표시했다”며 “어떤 단말기가 광대역 LTE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설명한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 틀린 정보를 수정하겠다던 SKT는 기존 LTE 가입자 중에서도 ‘광대역 LTE’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고객이 있다는 설명은 하지 않은 채, 어려운 단어만을 추가했다. (사진출처: SKT 공식블로그 캡쳐)

하지만 실제 SKT LTE 가입자 10명에게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해당 블로그의 내용을 읽어보게 했을 때, 10명 중 9명은 기존 LTE 가입자도 모두 광대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 이해했다.

SKT의 주장처럼 광대역 LTE를 지원하는 단말기를 모두 표시하고 ‘멀티캐리어 지원’이라는 단어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고객의 이해를 돕기는 어렵다는 방증이다.

SKT의 문제점은 또 있었다. 문제를 제기한 경쟁사 마케팅 문구를 블로그에서는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던 것.

지난 2일 KT가 마케팅 문구로 ‘광대역 LTE-A’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자사의 서비스를 홍보하자 SKT는 즉각 반발하며 문제를 제기했었다.

SKT는 지난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KT가 이런 문구를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부족하거나 불안한 부분을 커버하려는 경쟁심이다”, “광대역이면 광대역이고 LTE-A면 LTE-A로 구분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며 해당 단어를 사용하는 점을 지적한 바있다.

또 KT가 이 단어를 사용하면서 주파수집성기술(CA)을 이용해 광대역 20㎒와 보조 주파수 10㎒ 폭을 결합해 최대 225Mbps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발표하자, 아직 기술 표준이 없어서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반박했었다.

하지만 이를 지적한 지 일주일도 안 돼 공식블로그에서는 KT가 설명한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광대역 LTE-A를 설명했고, SKT 역시 2014년 하반기에 ‘광대역 LTE-A’를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자사가 지적한 경쟁사 마케팅 문구인 ‘광대역 LTE-A’를 SKT의 공식블로그에서 사용하는 모습. (사진출처: SKT 공식블로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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