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디어경영학회 ‘미디어 기업의 글로벌 진출전략’ 세미나 개최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국내 미디어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업자 간 연합과 범정부 차원의 지원‧육성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회장 이내찬 한성대 교수)는 지난 6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미디어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김대호 인하대 교수(언론정보학)는 주제발표에서 국내 미디어기업의 현실을 지적하며 “지금까지 한국의 미디어 기업은 규모 측면이나 해외 진출 측면에서 모두 영세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올해 포브스가 발표한 글로벌 2000(Forbes Global 2000) 순위에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들지 못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포브스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2000’에는 컴캐스트(Comcast) 등 미국 미디어기업이 15개로 압도적인 가운데 한국 기업 전무했다.

미디어 기업으로 1위는 전체 56위인 컴캐스트(매출액 626억 달러)이며, 108위 월트디즈니(Walt Disney, 428억 달러), 137위 뉴스코퍼레이션(News Corp, 343억 달러), 153위 타임워너(Time Warner, 287억 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15개, 영국 2개, 룩셈부르크 2개, 프랑스 1개, 독일 1개, 멕시코 1개, 캐나다 1개, 남아프리카공화국 1개다.
이에 그는 글로벌 경쟁력은 국내 시장의 확고한 기반과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의 융합에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의 주도적 기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CNN과 HBO를 중심으로 한 타임워너, 영국 내 확고한 위치를 바탕으로 한 BBC가 그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국내 미디어 기업의 콘텐츠, 단말기, 차세대 네트워크 단계에서는 상당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콘텐츠 단계는 개별 프로그램 수출부터 포맷 판매, 채널 재전송 등 콘텐츠 한류로 커다란 경쟁력을 축적해 단말기와 더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정미경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사는 “콘텐츠는 추가적 복제비용이 낮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어 글로벌시장 진출이 더욱 중요하다”며 올해 초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한중합작영화 ‘이별계약’ 등을 주목했다.

CJ E&M은 ‘이별계약’으로 중국에서 1억 9190만 위안(약 364억 원)을 벌어들이며 한중합작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성적을 거뒀다. 또 8억 명의 시청자를 보유한 ‘호북위성’에서 방송 중인 중국판 ‘슈퍼스타K’인 ‘슈퍼스타 차이나(我的中国星,14부작)’, 그리고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한국 창작 뮤지컬 사상 최초로 중국무대에 올리는 등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미경 박사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들고 문화적, 지리적 연관성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미디어산업 가치사슬에 포함된 기업과 연합해 진출해야 한다”며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헌식 CJ E&M 상무(전략기획팀장)도 다양한 기업 간 연합을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정 상무는 “‘K-CON’이나 ‘MAMA’와 같은 글로벌 진출 시 CJ 콘텐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연관산업과 함께 진출하는 열린 전략을 취한 것이 차별화된 성공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디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내수시장에서의 투자 및 규모를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해사는 2개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세션1에서는 한세민 SM엔터테인먼트 이사, 정미경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사, 정헌식 CJ E&M 상무 등이 ‘미디어기업의 해외진출 사례와 시사점’에 대해 발표했다.

세션2는 ‘미디어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정책방향’을 주제로 최정규 미래창조과학부 과장이 발표를 진행했으며, 이내찬 한국미디어경영학회 회장의 사회로 ‘국내 미디어기업의 글로벌 진출과 이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도 진행됐다. 토론에는 정헌식 CJ E&M 상무, 최정규 미래부 과장, 김정언 KISDI 실장, 이문행 수원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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