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혁 감독이 인터뷰 도중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국내 첫 영어 독도 다큐멘터리 영화‘ The Island(그 섬; 가제)’ 이혁 감독 인터뷰
크라우드펀딩 통한 국민 참여로 영화 의미 더해
日정부 소수 우익 세력 거짓말 실상 드러낼 계획

[천지일보=김성희 기자] 우리나라 동쪽 끝에 위치한 작은 화산섬, 독도(獨島). ‘독섬’이라고도 불리는 이 화산섬은 맑은 날이면 울릉도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곳에 있다.

일본은 1905년 일방적으로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변경하고 시마네현에 편입,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독도가 ‘우리 땅’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국가에서 역시 대한민국 정부 소유 국유지이자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해 독도에 대한 소유권을 내세우고 있다.

일본과의 소유권 분쟁은 우리 국민을 울분에 빠지게 했고, 두 주먹 불끈 쥐고 목청껏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치게 만들었다.

여기에 세계를 향한 외침을 준비하는 이가 있다. 자신을 스스로 ‘한국인의 감정을 지녔으면서도 외부인의 시각을 유지할 수 있는 인물’이라 소개한 그는 재미교포 출신 영화감독 이혁 씨다.

영화 기획‧감독을 맡고 있는 이혁 감독은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는 독도 문제에 대해 우유부단한 태도로 일관하는 대한민국 정부와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국민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치밀하고 계획적인 로비로 세계를 설득해가는 일본 정부와 이에 동조하는 다수의 외국인을 보면서 이 감독은 독도의 진실을 객관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결심하게 됐다.

이 감독이 준비하는 글로벌 독도 영화 ‘The Island’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무겁고 진부한 형식은 피하고, 감각적인 편집과 촬영, 흥미로운 사운드를 통해 전 세대와 지구촌을 아우를 수 있는 영화로 제작할 예정이다.

“영화 크랭크인은 8월 말이나 9월쯤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촬영 기간은 3개월 정도 예상하고 있고요.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영어로 제작해 내년 여름쯤 해외 개봉을 먼저 하고 광복절을 앞두고 한국에서 개봉할 계획입니다.”

이번 독도영화는 다른 상업 영화와 달리 장르가 다큐인데다 일본과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사실상 제작비 마련이 쉽지 않았다. 이 감독은 독도영화를 제작 시기에는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은 채 국민에게 선물처럼 개봉을 알리려고 했다.

하지만 올해 초 국민과 함께 만드는 영화로 전략을 수정하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일부 제작비를 모금하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투자사를 찾느라 공을 들였어요. 하지만 ‘국민에게 호소해서 같이 만들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올해 초 전략을 바꿨어요. 이런 영화일수록 국민과 함께 홍보하고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런 방법으로 홍보가 되면 의식 있는 투자자도 나타나 도움을 줄 수 있겠죠.”

영화는 한국‧일본‧미국 등지에서 인터뷰 형식으로 촬영하며 독도 종합연구소 소장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한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 태생의 한국에 귀화한 학자로 독도 연구에 매진해온 이들 중 한 사람이다. 그는 15년간 일본의 국립도서관 등 일반인이 찾을 수 없는 독도 관련 자료들을 찾아 증거물로 갖고 있다. 이 감독은 호사카 유지 교수를 ‘은인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님을 만나게 된 건 행운이었어요. 태생은 일본인데 ‘(독도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저런 열정을 갖고 연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교수님은 어느 편도 아닌 학자 입장에서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정직하니까 고맙기도 하고 걱정도 돼요.”

영화에서는 호사카 유지 교수의 증거자료와 인터뷰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료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또 증인들 인터뷰도 담는다.

“일본의 주장과 이에 대한 한국의 독도 전문가, 학자들의 의견을 담고 미국으로 건너가 제3자의 입장까지 들어볼 예정이에요. 그러면 일본이 어느 정도까지 사실을 왜곡시키고 있고, 불리한 내용은 은폐하고 있는지 드러나게 되겠죠.”

이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원하는 것은 독도 문제에 대해 거짓말하는 소수의 우익 정치인의 실상을 알리기 위함이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일본 정부가 독도를 차지하기 위해 거짓으로 둘러대지는 않을 거라는 계산이다.

또한 그는 해외 교민이 영화를 본 후 독도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해외에서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설명하고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 국민도 누구에게든 독도에 관심을 갖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정보를 이 영화가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영화가 개봉되고 나면 단체 관람이나 학교에 보급하는 방법을 찾아 많은 학생이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독도에 대한 분쟁이 다음 세대까지 간다면 우리 후손들이 이 영화를 보고 무기 삼아 싸울 수 있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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