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비데사용이 악화시킨다.

성인 두 명 중 한 명이 가지고 있고, 가장 입원을 많이 하는 질환은 무엇일까?
바로 치질이다. 말하기 어려운 부위의 질환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훨씬 많은 사람이 치질로 고민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탈항, 항문 가려움증을 통틀어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전체 치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치핵을 치질이라고 부른다.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나 항문 주변에 생기는 농양인 치루와 달리 치질은 항문 주변 혈관에 울혈이 생겨 멍울이 잡히는 증상으로 겨울철 혈액순환이 둔해지면 증상이 심해진다.

▲원인과 증상
치질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인간의 직립 자세로 큰 압력을 받은 직장 정맥이 불룩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노화, 만성 변비 또는 설사, 임신, 유전, 잘못된 배변 습관 등이 치질을 유발하는 것으로 본다. 이러한 이유로 정맥을 지지하는 혈관이 늘어나고 압력이 상승하면 약해진 정맥은 돌출하게 된다.

추운 날씨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위축될 뿐 아니라 활동량이 줄어들고 목욕 횟수도 다른 계절에 비해 줄어들기 때문에 말초혈관의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치질이 생기거나 심해질 수 있다.

과로, 출산, 음주
골프와 헬스, 등산 등 복압이 올라가는 운동과 과로, 여성은 출산이 증상을 심화시킨다. 음주 역시 혈관을 확장시켜 항문 출혈을 일으키니 더욱 조심해야 한다.

오래 앉아있는 자세
일상생활에서, 특히 화장실에서 항문에 힘을 뺀 채 오래 앉아있게 되면 중력의 영향으로 항문 주위의 혈관에 피가 고여 늘어나게 되고 이것이 커져 치핵으로 발전한다.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직업도 치질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또 육체적 활동이 부족하기 쉬운 직업도 배변이 원활하지 않아 치질의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잘못된 비데 사용
최근 급속히 보급되고 있는 비데는 치질 악화의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치질완화 방법의 하나가 좌욕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치질증상완화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비데 사용이 왜 문제가 되는 걸까? 문제는 잘못된 사용법에 있다.

하루에 2회 이상 사용하거나 고압으로 사용하면 개운한 느낌은 있지만, 항문과 연결된 장의 손상과 함께 세균에 의한 오염으로 치질의 지름길로 가는 길이다. 그러므로 비데사용은 현대인의 문화병인 셈이다.

올바른 사용법은 이렇다. 물은 반드시 미지근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고, 저압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마음에서부터 멀어지면서 자극적인 것을 선호하다가 결국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예방과 치료

규칙적인 운동
배변을 빨리 끝내는 습관만 들여도 치질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변비가 있는 사람은 변비에 효과적인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수분 섭취도 충분히 하는 것이 도움된다.

치질에 좋은 운동은 수영이다. 하지만, 여건이 되지 않으면 산책이나 조깅도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장운동을 촉진해 배변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 무리한 다이어트를 삼가는 것이 좋고 반복적인 과음은 금물이다.

비누, 소독제 사용 금물
소금물이나 비누, 소독제를 사용하면 오히려 항문 주위를 자극하여 증상이 악화되는 수가 있으므로 피한다.

좌욕
좌욕은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먹는 약이나 연고제도 증상을 경감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증상이 가볍다면 수분과 섬유질 섭취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아침저녁으로 좌욕하는 것도 증상을 경감시킨다. 이러한 방법으로 대부분 치질의 통증과 부종은 2일에서 10일 후에 감소하며 딱딱한 덩어리는 4주∼6주 사이에 사라진다.

수술
항문의 피부 및 점막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치질조직만을 절제하는 최신 수술법으로 치료를 받으면 재발 및 합병증이 거의 없다.

배변 중에 돌출되는 내치질에는 작은 고무밴드를 치질 위에 매서 혈류를 차단하는 ‘고무 결찰법’을 사용한다. 치질과 밴드는 며칠 후 떨어지고 상처는 1주∼2주 후에 치유된다.

또 부식제를 주사해 염증성 반응을 일으켜 치료하는 ‘부식제 주입법’도 있다. 이 방법은 돌출하지 않은 출혈 중인 치질에 사용된다. 두 방법 모두 비교적 통증이 없고 치질이 점차 줄어들어 없어지게 한다.

과거에는 수술 후 통증 때문에 일주일씩 입원을 해야 했지만, 무통주사를 통하여 수술 후 통증을 최소화해 하루 이틀 만에도 퇴원할 수 있기 때문에 주말을 이용해 수술을 받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한방치료요법

결찰요법
치질이나 탈항의 뿌리를 약실로 묶어 혈액순환을 차단하여 자연히 떨어지게 한다. 수술하지 않고 20분 ~30분 안에 부작용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20여 일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치질이 떨어져 나가 완쾌된다.

좌훈요법
치질과 항문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때 많이 쓰는 요법으로 좌훈기를 사용해 쑥이나 익모초 등 한약재를 끓이거나 마른 약쑥을 태워서 항문 주위에 김을 쐐준다.

따뜻한 김에 의해 항문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통증이 감소한다. 몸속에 남은 혈액 찌꺼기 등이 쉽게 나오고 항문 부위의 상처도 치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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