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傳) 순정효황후 주칠 나전가구 (사진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문화재청이 ‘의원군 이혁 일가 묘 출토 유물’과 ‘전(傳) 순정효황후 주칠 나전가구’ 등 2건을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했다.

제276호 ‘의원군 이혁 일가 묘 출토 유물’은 1999년 경기도 하남시 춘궁동에 위치한 의원군 일가 묘 이장 과정에서 능창대군 묘, 의원군 부부 합장묘, 의원군의 5대손인 이연응의 묘에서 수습된 130종 181점의 복식․서간․지석(誌石, 죽은 사람의 행적을 적은 돌) 등의 유물이다. 1999년부터 경기도박물관에서 보관․관리하고 있으며,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이 출토 유물들은 피장자(被裝者)의 인적 사항과 생몰(生沒) 연대가 확실한 왕실 종친의 남녀 복식과 후손의 복식으로,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발굴사례도 매우 드물어 왕실 복식과 장례문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다.

특히 능창대군의 망건(網巾, 이마에 쓰는 장식), 의원군의 단령(남자 관복)․철릭(남자 군복)․답호(소매 없는 옷), 의원군 부인 안동 권씨의 원삼(여성 예복)․당의(간이 예복), 이연응의 마고자(저고리 위에 덧입는 옷) 등 복식사적 가치가 뛰어난 유물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제277호 ‘전 순정효황후 주칠 나전가구’는 조선 왕조 마지막 황후인 순종비(純宗妃) 순정효황후(1894~1966)가 사용하다가 궁인으로부터 전해져 현재는 동아대학교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번에 지정된 주칠 나전가구는 나전의(衣)걸이장 2점, 나전삼층장 1점, 나전침대 1점으로 구성됐으며, 4점 모두 고급 주칠로 도장돼 있는 점을 미뤄볼 때 근대기의 황실 유물로 추측된다.

특히 이 가구들은 1930년대 이름난 나전공예가 김진갑(金鎭甲, 1900~1972)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가구에 장식된 문양은 조선 말기 유명한 서화가(書畵家)들의 화본(畵本)을 밑그림으로 사용하고 나전으로 능수능란하게 표현해 가구의 품위와 예술적 가치가 돋보이는 근대 주칠 나전가구로 손꼽힌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2건을 관련 기관과 협력해 더욱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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