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형을 공개한 방에서 볼 수 있는 경교장 현재 천장(아래 왼쪽)과 1층 로비에서 2층으로 연결된 중앙 계단 천장에 빗물이 샌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시 부실 설계 결과 드러나
공사 제외된 지붕서 빗물 새
자연재난 대비 소방시설 부족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경교장은 지금으로부터 약 18년 전부터 민간단체의 주도로 보존 운동이 전개됐다. 병원 부속 건물로 사용하면서 훼손된 경교장을 복원하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문화재로 지정됐고, 원형 복원을 위한 자료 수집, 공사 착공부터 완공까지 약 15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경교장은 ‘내부’만 가까스로 복원됐다. 외벽은 병원과 밀착된 상태이며, 경교장 위로 걸쳐진 병원 신관과 구관을 연결한 다리, 그리고 경교장 아래로 원래 없었던 병원 지하주차장은 그대로다. 결국 경교장 건물은 지상에 붕 떠 있는 상태다.

경교장 전체 복원을 하기에는 강북삼성병원 이전과 비용 등의 문제가 있으며, 당장 복원 공사가 시급했던 경교장으로서는 내부 복원이라도 해야 했다. 하지만 내부 복원을 완료했다고 보기에 경교장에는 소방시설이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국보 1호 숭례문도 화재가 발생하자 중건하면서 소방시설을 완벽하게 설치했다. 불에 약한 문화재의 안전 관리를 위해 필요한 것이 스프링클러, 소화기, CCTV 등이다. 현재 경교장에는 소화기 몇 대와 CCTV만 설치돼 있다.

김 대표는 “경교장 내부는 원형 복원하면서 방마다 목재가 활용된 것이 많고, 창호지를 사용했기 때문에 소방시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또 문화재로 지정됐음에도 가장 기본적인 소방방재 등 자연재난 대비책이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가 삼성에 260억 불법공사를 승낙해 경교장 복원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훼손까지 시킨 상태에서 마지못해 50억을 들여 내부 부분 공사에 들어갔다”면서 “지난 3월 개관 이후 비가 오면 여기저기에서 물이 새고 지하 바닥 장판은 일어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며 ‘졸속 개관’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또 “이는 서울시에서 개관을 강행한 결과이므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김 대표는 서울시 경교장 공사 담당자, 삼부토건 관계자 등을 고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교장은 1945년 11월 23일부터 1946년 2월 13일까지 4개월간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로 사용됐다. 당시 임정 요인으로 김구 주석과 김규식 부주석을 포함해 임정 국무위원 15명이 경교장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김구 선생은 환국 이후 경교장에서 3년 7개월간 기거했으며, 1949년 6월 26일 경교장 2층 집무실 창가에 있다가 안두희가 쏜 총에 맞아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김구 선생 서거 후부터 삼성 측으로 소유권이 이전되기 전까지 경교장은 자유중국대사관, 6.25 전쟁 당시 미군의료부대 주둔지, 9.28 수복 후 미군특수부대 주둔지, 베트남 대사관저로 사용되는 등 한국 근현대사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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