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교장 전경과 (아래 왼쪽부터) 지하 1층 바닥에 스며든 물기 흔적, 지하 1층 바닥에 깔았던 것으로 곰팡이가 생긴 모습, 임시정부 청사 당시 창고로 사용됐던 수장고 천장에 물이 스며든 모습. 수장고 바닥에는 물이 차기까지 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역사박물관 “보수공사 속히 진행할 계획”
민간단체 “졸속 개관한 결과… 고발 조치할 것”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철거 위기에서 살아남아 가까스로 내부 복원을 마치고 지난 3월 1일 개관한 대한민국임시정부 마지막 청사 ‘경교장(京橋莊, 사적 제465호)’이 올여름 장맛비로 심각한 누수(漏水)가 발생해 문화재 관리의 허점이 드러났다.

새롭게 내부 복원된 경교장에 누수가 최초 발생한 것은 개관한 지 4개월 만인 지난 7월 중순경이다. 한창 여름 장맛비가 쏟아졌을 때다.

경교장의 누수를 발견한 김인수 경교장복원범민족추진위․사)백범사상실천운동연합 상임대표는 “당시 경교장 천장이 새어 빗물이 벽을 타고 내려온 흔적이 발견됐다”며 “또다시 비가 많이 오면 물이 찰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본지 기자에게 보내온 당시 사진에서 경교장 내부 천장 벽에서 물이 흐른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교장 복원의 총책임을 맡았던 서울시나 관리권이 인계된 서울역사박물관 측 모두 당시 경교장에 누수가 발생한 것에 대한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문제는 이달 셋째 주 주말 밤사이에 내린 비로 경교장 내부 2층의 누수가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임시정부 당시 창고로 사용했던 ‘수장고’ 바닥에는 물이 약간 차기까지 했다. 경교장 관리인은 어쩔 수 없이 1층 로비에서 2층으로 연결된 중앙 계단 이동을 통제했다.

서울시 역사문화재과 문화재보존팀 관계자는 이달 초에 보수를 위한 국비 예산을 책정했다며 경교장 관리권은 서울역사박물관으로 넘겼다고 말했다.

최근 경교장 관리권을 인계받은 서울역사박물관 김준회 주무관은 “예산이 책정됐으니 보수공사를 속히 진행할 계획”이라며 “물이 새는 부분을 보수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교장 지하 1층 바닥은 누수로 군데군데 곰팡이가 슬거나 장판 바닥이 불룩하게 솟아올랐다. 현재 바닥 부재는 모두 뜯어냈으나 물이 새 얼룩진 벽은 그대로이며, 원인 해결을 위한 보수공사는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지난달부터 1, 2차에 걸쳐 비가 샌 부분은 경교장 후면으로, 강북삼성병원 건물과 맞붙은 쪽 지붕에서 빗물이 샌 것으로 추측된다.

경교장 내부 복원 공사 당시 지붕은 공사에서 제외됐다. 말 그대로 ‘내부’만 복원이 됐다. 설계도에 지붕 공사가 빠져 있으니 공사를 책임진 삼부토건 측도 “설계도대로 진행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 대표는 “병원 측이 (경교장을) 부속 건물로 사용하기 위해 공사할 때 경교장 뒤쪽의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기와를 건물 정면으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에 누수가 발생한 것은 후면에 상태가 좋지 않은 기와에서 비가 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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