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논리의 악순환 반복… 민간 윤리특위 구성 주목

▲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국정원 현직 직원 2명에 대한 '가림막'을 제거하는 문제 등으로 여야 공방이 계속된 끝에 새누리당 위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정치권 막말 논란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7월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의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 발언으로 여의도 정치권이 곤욕을 치른 일이 되풀이된 양상이다.

지난 19일 열린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가 종일 막말과 고성, 인신공격으로 얼룩진 것이다. 심지어 원색적인 욕설도 나와 청문회를 시청하는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고성과 막말만 난무했을 뿐 진실규명 본질이 흐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청문회장 방청석에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여당 의원들에게 야유를 퍼붓자 “떼거지로 몰려와 야유하지 마라. 시끄럽다”고 쏘아붙였다. 이 의원의 발언에 격분한 민주당 국조특위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막말 대마왕들이다. 선천적으로 구제불능이다”라고 응수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정청래 의원을 향해 자꾸 거짓말을 한다고 하자 정 의원은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만날 조작하고 왜곡하니까 우리도 그렇게 하는 줄 아는가”라고 막말 공세를 펼쳤다.

특히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새누리당 특위 위원인 이장우 의원의 자리로 이동해 대화를 나누던 도중 언성을 높이며 책상을 내려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 간 원색적인 욕설이 오갔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강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퇴장하기도 했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도 나왔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김상욱 전 국정원 직원에게 “고향이 어딥니까. 조선대학교 부속고등학교 나왔습니까”라고 물었다.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은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게 “광주의 경찰입니까, 대한민국의 경찰입니까”라고 추궁했다.

사실상 정치권의 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정 정당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뤄지고 있어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지고 있다.

의원들의 막말 발언이 나올 때마다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해 징계를 논의하지만 대체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면서 징계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치 자체가 극단적인 진영 논리에 빠져 있어 막말 정치가 악순환처럼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윤리특위를 구성, 막말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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