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과 협력해 유통·판매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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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이승연 기자] 3강 체제로 굳어진 국내 통신 시장의 틀을 깨기 위한 알뜰폰 업체들의 합종연횡(合從連衡)이 시작됐다. 특히 유통채널 확보와 단말 수급을 위한 타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업이 본격화된 지 2년이 지났지만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알뜰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3%(190만 명, 7월 기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최근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알뜰폰이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 10~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국가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지난 5월 우체국 판매 허용, 단말기 공동조달 체계 구축 등 알뜰폰을 활성화 정책을 대거 쏟아냈지만 당장 현실에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알뜰폰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해답 찾기에 나서고 있다.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은 오픈마켓인 ‘인터파크’와 단말기 소싱 전문기업인 ‘모비어스’와 13일 협력을 구축했다. 일반통신사와 달리 대리점을 별도로 운영하지 않아 고객 접근성이 취약하다는 단점을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장점을 이용해 해소하고 유통채널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인터파크INT는 단말기 판매와 유통을 담당하게 된다. 협력의 첫 작품으로 이르면 9월 초부터 인터파크INT가 중국 전자업체인 콩카로부터 소싱한 스마트폰 ‘아이큐브(icube)’ 판매를 시작한다. 콩카는 ODM(제조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단말기를 생산하고, 인터파크는 판매를, 헬로모바일은 통신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헬로모바일은 ‘인터파크 전용 요금제’ 출시도 준비 중이다.

판매 못지않게 중요한 사후서비스(A/S)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모비어스의 능력을 활용한다. 모비어스는 헬로모바일의 휴대폰 수입과 인증, A/S를 맡기로 했다.

SK텔링크는 보험사와 손을 잡았다. 지난 13일 롯데손해보험과 제휴를 통해 업계 최초로 자동차보험료 결합상품인 ‘롯데인스 마일리지 요금제’를 출시했다.

단말기 수급을 위해서는 프리피아에 이어 ‘비츠모’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피처폰(일반폰)인 ‘제로폰’을 선보였다. 제로폰은 말 그대로 약정, 가입비, 유심비, 단말비 등을 ‘제로화’한 상품으로 통신요금만 지불하면 이용 가능한 제품이다.

SK텔링크 관계자는 “현재는 피처폰 자체 수급을 위해 다양한 사업자들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경쟁사에서 자체 수급해 제공하는 스마트폰 반응을 살핀 후 향후 스마트폰 자체 수급도 고민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판매망 확보를 위해서도 다양한 업체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온세텔레콤 역시 유통채널 확대를 위해 오픈마켓과 협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3분기 말 오픈마켓 업체를 통해 단말기 소싱과 판매를 진행한다.

온세텔레콤 관계자는 “자체적 단말 수급보다는 유통사업자를 통한 단말 수급으로 함께 시장을 키워갈 생각”이라며 “내년 정도면 정부 정책과의 시너지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단말기 공동수급을 위해 알뜰폰 사업자 간의 물밑 협력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몇몇 사업자들과 단말기 공동 수급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정부에서도 공동수급 문제를 제안한 만큼 내년께는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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