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우주강국에 대한 염원을 담은 나로호(KSLV-1)가 목표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발사체 1단과 2단 및 위성의 분리는 성공했지만 위성덮개(페어링) 분리 이상으로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나로호 발사로 세계에서 10번째 ‘우주 클럽(Space Club)’ 국가라는 자부심을 상상했던 꿈은 일단 내년 5월 발사 예정인 나로호 2차 발사까진 접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국민들의 소원을 이뤄주진 못했지만 나로호는 발사 자체만으로도 귀중한 국가적 자산이 될 것이다. 러시아나 미국, 유럽 등 우주 기술 선진국 역시 첫 우주 발사체 성공률이 30%에 못미치는 것을 볼 때 나로호 실패를 굳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단 말이다.

나로호 발사는 우주 선진국에 비해 40년이나 늦게 우주 기술 개발에 나선 후발 주자임을 감안한다면 우리 민족의 집념과 열정을 보여준 쾌거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분명히 해둘 것들이 있다. 우선 당국은 나로호가 페어링 분리에 실패한 사실을 발사 직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발사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해 함구했다.

국민을 기만하고 농락한 행위이다. 모든 국민들이 우주발사체가 대한민국과 교신하며 그 사명을 당당히 감당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금방 드러날 거짓말을 왜 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이 점에 대해 정부 당국은 온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해야 할 것이다.

나로호 발사에 맞춰 우주 강국이 되기 위한 우리의 꿈을 가로막는 현실 또한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일부 나라에서는 이번 나로호 발사를 지난 10월 제재를 받은 북한 위성 발사와 동일선상에서 보고 있다.

나로호 발사가 남북간 군비경쟁 혹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유럽, 일본은 러시아에서 나로호 로켓을 구입하는 것 자체가 군사용으로 전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기술 이전을 거부했다.

민족간 남북분단이라는 슬픈 현실이 뼈져리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이번 나로호 발사를 계기로 우리 국민과 영토는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은 우리 국민들의 주권수호 의지에 더 이상 찬물을 끼얹는 행위 역시 중지해야 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