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발사된 나로호(KSLV-Ⅰ)가 절반의 희망과 절반의 실망을 안겨주고 태평양 바다에 고요히 잠들었다. 당초 적잖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던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은 실패를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희망을 쏘아 올리겠다는 기대를 이어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과학기술위성 2호를 궤도에 올려놓는 나로호 본연의 임무는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1단과 2단 분리, 발사통제 및 추적, 관제 시스템 작동 및 운영 등 굵직굵직한 부분들을 검토해볼 때 ‘첫 발사치고는 괜찮은 성적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도 이러한 분위기에 동조하며 격려로 관계자들에게 다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6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발사는 반 이상 성공한 성과가 있다.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많은 시행착오를 딛고 결국 무언가를 달성해 냈다”며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만큼 위성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실망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중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도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 “1차 발사는 시험 발사의 성격이 강하다. 이번 발사의 의미가 적다고는 할 수 없지만 3차 발사까지 지켜봐야 발사 성공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나로호 발사를 통해 얻은 소중한 경험들을 기반으로 오는 2018년까지 발사체 독자 개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의 말대로 나로호는 당초 러시아와의 계약에 따라 최소 한 번은 더 발사될 예정이다. 이미 2차 발사를 위한 발사체 및 위성체가 준비돼 있고, 계획대로라면 내년 5월에 2차 발사가 이뤄진다.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면 그동안 습득했던 고급기술들을 토대로 2018년에는 우리나라 순수 기술로 만들어진 발사체 ‘KSLV-Ⅱ’가 온 국민의 희망을 안고 우주로 날아가며, 이후 우주개발 계획에 따라 2020년에는 달 궤도선이, 2025년에는 달착륙선이 발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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