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 ‘꿀포츠’ 음악 속에 인격을 담아내다
[사람과 삶] ‘꿀포츠’ 음악 속에 인격을 담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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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폴포츠’ 김성록 씨

 

국내 가곡 통해 가사 하나 하나가 주는 의미 느껴야
청각이 주는 위로 음악’, 시각이 주는 위로 자연’”

[천지일보=김민지 기자] 지난 2011년 여름 KBS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에서 폭발적인 성량으로 좌중을 압도하던 꿀포츠를 기억하는가. 철 따라 꽃을 찾아 벌과 함께 꿀을 뜨는 꿀쟁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성록(56, ) 씨다.

그는 약 1년 후 KBS ‘인간극장-길 위의 부부를 통해 시청자들 앞에 양봉업자로서의 삶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남자의 자격에서 가창력으로 인기를 끌었다면, 인간극장에서는 하얀(아내의 애칭) 씨에 대한 극진한 사랑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렇게 전국을 유랑하던 그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김성록의 꿀카페를 오픈했다. 이름만 들어서는 꿀로 만든 차나 음식을 팔겠거니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인생의 달콤함을 누릴 수 있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카페 내부로 들어서니 큰 창으로 보이는 도심 속 불곡산의 풍경이 일품이다. 음악가의 공간답게 그랜드피아노가 중심을 잡고 있어 예술적 이미지를 더한다.

사실 그는 촉망받는 성악도였다. 1981년 서울대 음대에 들어가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테너라는 평을 받으며 테너 박인수의 첫 제자가 됐다.

인간극장 출연 당시 서울대 음대 후배들이 그에게 노래는 몸에 밴 기술이고 기능적인 것인데, 10년씩 놀던 사람이 저렇게 소리를 내면 우리는 어떡하냐고 말할 정도니 그의 실력을 가늠해볼만 하다. 하지만 권력명예

난 숨고 싶은 기질을 갖고 있는데 성악은 외향적일 수밖에 없잖아요. 모순이라고 할 수 있죠. 나에게 성악의 소질이 다분하지만 적성은 아닌 것 같아요. 무대에 서서 많은 박수갈채도 받아봤는데 전혀 행복하지 않았어요.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죠.”

두 차례의 방송 출연 이후 그에게도 심경의 변화는 있었다. 큰 인기를 얻으며 세상에 대한 일말의 욕심이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한 것은 기자의 착각이었다.

자연에서 다시 세상으로 나와 느낀 것은 역시 버려야겠다는 사실이에요. 그 전에는 가끔씩 욕심이 생기기도 했는데 이제 더 이상 그런 생각은 안 들어요. 한 번 얻어 봤기 때문에 쉽게 가능한 일이겠죠. 더 절실히 느껴요. 역시 없는 게 낫겠더라고요.”

자연과 벗하며 살던 그가 서울로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건강문제다. 허리디스크가 극심해져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노동 속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 그는 기회만 되면 육체를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갔다.

경제문제가 바탕에 깔리지 않은 순수 노동에 대한 신성성을 느꼈어요. 지칠 정도로 일을 하다보면 입에서 아주 쓴내가 나요. 그때 풀밭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내가 하늘을 보고 있는 게 아니라 하늘 속에 내가 있어요. 그때 비로소 행복을 느꼈어요. 적정선을 지켰어야 하는데 자꾸 나 자신을 코너로 몰아가다보니 몸이 다 망가졌네요(웃음).”

그는 자신의 장점으로 자유분방함을 꼽았다. 좋게 말하면 솔직함이 되고 나쁘게 말하면 시건방짐이 된단다.

난 갑()이 되고 싶어요. 세상에서 날 보면 언제나 을()의 입장이 되겠지만 내 인생에서 만큼은 갑으로 살아왔어요. 그러다보니 팬들과의 관계가 애매해지는 경우도 있더군요.”

이런 그의 성격은 운 좋게도 남자의 자격에서 빛을 발했다. 시니컬한 말투와 포커페이스로 멤버들과 대립각을 이루며 프로그램을 버라이어티하게 만든 것이다. 시청자들은 이런 그를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솔직함은 아내와의 첫 데이트에서도 한몫했다. 잘 보이려 노력해도 모자란 상황에서 그는 아내의 말투나 습관에 대해 야단을 쳤단다. 흔히 나쁜 남자라고 하듯 그만의 솔직함과 진실함이 아내의 관심을 끄는 데 대성공을 거뒀다.

성악이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인터뷰를 하는 동안 음악에 대한 그의 곤조를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음악세계에 있어서 그는 중요한 점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돈하고 관계되지 말자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가곡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악 얘기를 하니 그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렸다.

돈이나 명예를 바라보면 음악이 순수하지 않아요. 제가 볼 때 그건 음악이 아니에요. 유명할수록 홀은 자꾸 커지는데 성악의 진가를 맛볼 수 없죠. 그래서 하우스콘서트가 자꾸 생겨나잖아요. 이런 작은 공간에서는 성악의 극적인 소리와 연주자의 시각적 느낌이 더해지죠.”

몇몇 예술가들이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음악이라는 수단을 이용하다보니, 음악보다는 명예와 권력이 우선시 된다는 것이다.

노래라는 것은 시와 결부돼 있는데 외국곡만 부르니 시적인 부분이 완전히 빠져 있어요. ‘넬라판타지아~’ 좋죠? 다들 좋아해요. 하지만 그 의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멜로디만 느끼는 것과 그 단어 하나하나 아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물론 멜로디도 중요한 요소가 되겠지만 가사의 시적인 요소는 그 위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론적으로 음악을 통해 인격을 담아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음악가들에게 인문학을 많이 공부하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있는 그대로의 음악을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사랑하는 그에게 음악과 자연의 공통점을 물었다. 어려운 질문이라며 고심했지만 이내 위로라는 답을 내놓는다.

음악은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그 마음을 위로해요. 자연도 마찬가지죠. 청각이 주는 위로가 음악이라면, 시각이 주는 위로는 자연이지 않을까요. 특별히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덕분에 새로운 답을 얻은 것 같아 기쁘네요.”

자신을 가리켜 시건방진 사람이라 말했지만, 스스로 얻은 깨달음임에도 기자에게 고맙다며 웃어 보이는 그였다. 그리고 아쉽지만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진정 무소유를 꿈꾸는 그의 하루하루가 어떻게 변해갈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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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쁨 2013-08-11 15:03:47
이 분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이렇게 지내고 있었구나.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