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양에서 제작한 ‘THE EMPIRE OF JAPAN’ 지도로 동해를 ‘한국해’로 표기 (사진제공: 국토지리정보원)

동해 명칭, 오래전 세계 각국 지도서 등장
‘대일본총계약도’에 ‘조선해’ 분명히 표기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저 멀리 동해바다 외로운 섬. 오늘도 거센 바람 불어오겠지. 조그만 얼굴로 바람맞으니.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 가보자.” 독도 노래로 유명한 ‘홀로 아리랑’의 가사이다. 독도는 동해(東海)의 섬이다. 일본의 야욕이 끝없이 계속되고 있지만, 동서양에서 제작한 고(古)지도에서는 수 세기 전부터 한반도 동쪽 바다를 ‘동해’와 ‘조선해’로 불러 사용했음을 증거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동쪽 바다가 수 세기 전 고지도에는 ‘동해’로, 세계 각국의 지도에서는 ‘한국해(조선해)’로 표기하고 호칭했다는 연구 성과가 발표됐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원장 임주빈)이 한국고지도연구학회, 한국지도학회와 함께 개최한 ‘고지도에 나타난 동해 지명’ 학술대회가 지난 2일 개최됐다. 그동안 대학교․연구기관 등에서 동해에 대한 학술발표는 꾸준히 진행했으나, 국가기관에서 고지도를 통해 동해 지명을 연구 발표하는 행사는 의례적인 일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 고지도와 일본․서양 고지도 등 전 세계 각국의 지도를 분석해 역사적으로 동해 해역이 어떻게 불리어 왔는지 그 연구 성과가 발표됐다. 또 동해 명칭의 국제적 표준화를 위한 방안과 국제사회의 동향 등을 조명했다. 특히 서정철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어떠한 경위로 17세기부터 서양고지도에 동해가 표기됐는지를 밝히며, 1929년 국제수로기구(I.H.O)가 전 세계 바다 명칭을 표준화한 과정을 재검토해 동해․일본해 병기의 당위성을 제시했다.

▲ 서양에서 제작한 고지도 (사진제공: 국토지리정보원)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 이전에는 서양은 물론 일본 역시 동해를 ‘한국해(조선해)’로 표기했다”며 “우리 고대 역사 자료인 삼국사기나 광개토대왕릉 비문(碑文)을 보더라도 이미 서기전부터 동해(東海)라는 명칭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동해가 우리 바다라는 주장이 역사‧문헌적으로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삼국사기-고구려본기>에는 시조 동명성왕 1년 기사에 동해 지역이 기름지고 도읍할만한 곳이라는 기록이 있고, ‘광개토대왕릉비’의 ‘수묘인연호조(守墓人烟戶條)’에도 동해 지역 사람들을 차출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번 학술대회와 함께 지도박물관 역사관에서는 ‘고지도가 들려주는 동해 바다 이야기’ 전시가 열린다. 국토지리정보원이 수집한 일본·서양고지도 원본 50여 점이 공개된다. 이들 고지도를 통해 한국의 동쪽 바다가 ‘조선해’와 ‘한국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서양 고지도들은 17세기 이전부터 이미 한국해라는 명칭을 주로 사용했다. 이렇게 서양에서 사용하던 한국해라는 지명을 일본이 수입해 19세기 일본고지도에 ‘조선해’로 번역해 표기한 사실을 알 수 있다.

18세기 전후 서양의 고지도 중에서도 한국해·일본해 지명 병기 지도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또 일본에서도 조선해·일본해 지명 병기 지도가 만들어졌던 사실을 미뤄볼 때 현재 우리가 국제사회에 제안하는 동해·일본해 병기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논리임을 고지도가 증명해준다.

이번 전시회에 공개되는 대표적인 일본 고지도는 1810년 에도막부가 제작한 세계지도로, 동해를 ‘조선해’로 표기한 <신정만국전도(新訂萬國全圖)>, 1865년 제작된 관허(官許) 지도로 동해를 ‘조선해’로 명시하고 있는 <대일본총계약도(大日本總界略圖)>이다. 또 서양 고지도는 17~8세기 영국과 프랑스에서 ‘한국해(Sea of Korea, Mer De Coree, Corean Sea)’를 표기해 제작한 40여 점의 고지도 등이 있다.

한편 국토지리정보원은 해외에서 잘못 알고 있는 우리나라 지명을 바로잡고 홍보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도 독도지리지 영문판 배포, 독도지리넷 국·영문 웹사이트 구축, UN지명표준화회의 참석 등을 지속하며 동해 명칭 표기 확산에 적극적으로 앞장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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