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암 폭력사태 경위 설명”… 청와대 민원 접수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계종 승려 억대도박 사건의 발단이 된 오어사 자장암 폭력사태의 적광스님이 검찰 수사 후 호계위원회에 출석해 경위를 설명하겠다는 뜻을 종단에 전했다.

적광스님은 2일 총무원 호법부가 공고한 최종 등원 시한을 앞두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스님은 “불국사가 용역 등 17명을 동원해 자장암을 강제 접수하고서는 되레 내가 자장암을 불법으로 강제 점거했다고 총무원 호법부에 진정을 넣었다”고 비판하며 “자장암 폭력사태가 검찰 수사 중인만큼 검찰 수사를 지켜본 후 호법부가 아닌 호계위원회에 출석해 그간의 경위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자신이 비구계(승려가 지켜야 할 계율)를 받지 않은 사미(불교 교단에 처음 입문해 10계를 받고 수행하는 남자 승려)인 것을 설명하기도 했다.

적광스님은 “한양대 법학과에서 고시공부 중에 발심해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 후 은해사로 입산출가 했다”며 “구족계 지원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출가 전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구족계 수지를 포기했다”고 비구계를 받지 못한 사연을 밝혔다.

스님은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에 진학한 것도 출가수행자로서 부끄러움이 없도록 제도권 밖에서 수행과 공부에 매진키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라면서 자장암 주지를 맡기에 부끄럽지 않은 출가승임을 주장했다.

한편 적광스님은 앞서 지난달 28일 청와대 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한 내용을 공개했다. 스님은 대통령에게 보낸 민원서에서 “교단 지도부는 상습적인 도박중독증에 걸려 이미 자정능력을 상실한 지가 오래됐다”면서 “절 땅을 팔아 해외에 도주하는 것은 국가 경제에도 큰 죄악이며 미국 등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거액의 도박자금이 탕진되는 것은 국민상식에 비추어볼 때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억대도박 행태는) 대통령님께서 추구하는 서민이 주인 되고 행복해지는 시대, 보편적인 국민행복 시대를 열어나가시기 위해서는 비록 그 대상이 종교계라도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며 “(종단) 정치권에 사는 100여 명의 권승만 정리하면 우리 교단 절대다수의 수행자와 천만 불자는 환호를 보내며 현 정부의 용기 있는 일에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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