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된 모습을 확인한 내빈과 연구원들이 크게 기뻐하고 있다. ⓒ뉴스천지

나로호 발사를 30여분 앞두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KARI) 본부 1층 강당에는 연구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저마다 나로호 발사가 성공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스크린이 있는 강당에 들어왔다.

하지만 강당 안에서는 입을 떼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나로호의 모습이 스크린에서 보이자 대부분의 연구원들은 긴장한 얼굴로 스크린만 뚫어져라 응시했다. 

▲ 나로호 발사를 앞두고 긴장된 모습. ⓒ뉴스천지

20분을 남겨두고는 취재진들도 여기저기서 모여들었다. 10분을 남겨놓고는 정적마저 감돌았다. 연구원들의 표정에서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8분을 남겨두고는 긴장감이 최절정에 달했다. 지난 번 발사 때 7분 56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갑자기 발사가 중지됐기 때문이다.

7분 56초를 넘기자 관중석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안도의 박수를 쳤다. 표정에서도 약간은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5분여 시간밖에 남지 않자 다시 초긴장상태로 돌입했다.

나로호 발사 직전까지 연구원 중에는 굳은 표정을 풀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고, 기대감에 반짝이는 눈으로 스크린을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다.

시간이 1분여 남자 이 자리에 참석한 이상민 국회의원을 비롯한 내빈들이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다른 좌석에서도 사람들이 하나둘 일어서기 시작했다. 다들 두 주먹을 쥐고 나로호가 발사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나로호가 연기구름을 일으키며 발사되자 여기저기서 ‘와’ ‘됐어’ ‘야’ 등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심지어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안심할 수는 없었다. 연구원들은 다시 자리에 앉았고, 이륙 후 10분의 고비를 넘기기까지 다시 숨죽이고 진행상태를 살폈다. 나로호는 이륙 후 발사체 1단이 분리된 다음 2단 로켓이 점화돼 목표궤도에 진입, 과학기술위성 2호가 분리되기까지 10여 분의 중요한 고비가 남았다.

마지막 위성 2호가 분리되는 고비를 넘기고 마의 10분이 지났다. 환희에 벅찬 연구원들은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하나 둘 강당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너무 기쁜 나머지 자리를 뜨지 못하고 계속해서 화면을 들여다보는 사람도 있었다.

KARI 위성항해법팀 남기욱 책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누구도 해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성공으로 KARI 연구원들은 자신감을 얻고 실력을 확신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 항공우주연구원 임철호 선임본부장. ⓒ뉴스천지

항공우주안전인증센터 한상호 선임연구원도 발사 성공에 감격했다. 그는 “마음이 막 떨리고 눈물이 날 지경”이라며 “4시부터 내려와서 지켜보는데 마음이 너무 조마조마 했고, 7분을 넘겼을 때는 정말로 기뻤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에는 전부 우리 기술은 아니었지만 성공했으니 이제는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발사를 시도할 때”라고 전했다.

항공우주연구원 임철호 선임본부장은 “내년 상반기에 2번째 발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독자적인 기술로 발사를 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지니어로서 실험을 위해 항공우주연구원을 찾은 업체 직원은 “비행기를 만드는 것도 힘든데 우주발사체를 성공한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기뻐했다.

하지만 나로호는 이후 목표궤도 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나 아쉬움을 안겼다. 정상궤도에 진입해 과학기술위성 2호와 분리된 것이 아니라 36km 더 높은 지점에서 분리됐다.

아직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KARI 연구원들에게는 또 하나 과제가 남겨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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