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요즘 직장인들 중 마이너스 통장을 월급통장으로 사용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매월 현금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고정 지출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연 소득이 4000만 원이라면 월 소득을 상여달과 평달로 구분해서 냉정하게 파악하고 그 안에서 지출을 조정해야 한다.

그런데 상당히 많은 가정이 소득 자체를 냉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연 소득 수준에 맞춰 12분의 일로 계산한 평균소득을 월 소득으로 쉽게 이해하는 것이다.

연 소득이 4000만 원이라면 평균소득은 300여만 원이 된다. 그러나 상여금이나 보너스 등이 없는 평달 소득은 평균소득과 꽤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국 평달은 마이너스 현금흐름일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마이너스가 나면 걱정을 하고 염려를 할 것이다. 신용카드로 썼던 돈이 다음달 급여에서 목돈으로 빠져나가니 허탈해 지고 돈걱정에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쯤되면 사람들은 마이너스 통장으로 월급통장을 바꾼다. 당장의 부족부분만 어떻게 해결하고 나면 다음부터 돈을 잘 쓰면서 골치 아픈 현금흐름을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 만든 마이너스 통장은 쉽게 줄지 않는다. 심지어 상여달이 되어 목돈으로 마이너스를 막아 넣었는데도 다시 마이너스가 시작되는 현금흐름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런 현금흐름은 갑자기 소득이 감소하거나 목돈 쓸일이 생겨버리면 마이너스 통장에서 신용대출로 신용대출에서 카드론까지 순식간에 발전할 위험이 있다. 가정 경제는 경기가 좋을 때를 기준으로 운용해서는 안된다.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경기 후퇴에 따른 소득 감소, 실직 등의 외부 충격에 대비해 통제 가능한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월급 통장이 마이너스 통장이라는 것은 경기가 좋을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다가 경기가 후퇴하면서 통제 불능의 위험으로 순식간에 커져버릴 위험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마이너스 통장을 월급 통장으로 쓰다보니 적자가 나는 달조차 그냥 넘어가게 되면서 카드값이 얼마인지 한 달 생활비가 얼마인지 파악하는 것을 더욱 게을리 할 수 있다. 당장의 스트레스는 줄였는지 모르지만 사람은 불확실하고 모호한 것에서 굉장한 공포심을 갖게 되어 있다.

적자이기 때문에 지출을 구조조정 해야 하고 다음달 현금흐름을 예측해보며 예산을 세워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게 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막연한 불안함이 마음 깊은 곳에 자라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한마디로 사람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이것이 몇 달 반복되어 통장의 마이너스 잔액이 바닥나버리면 순식간에 공포심을 경험하게 된다.

게다가 상여달에 좀더 여유있게 써보기도 전에 마이너스 통장을 막아넣으면서 엄청난 허탈함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마이너스 현금흐름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은 결국 어디서 돈다발이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한탕주의로 이어지고 묻지마투자에 나서게 만들 위험까지 있다.

이제 매월의 현금흐름부터 마이너스를 탈출해야 한다. 그를 위해 매월 소득을 냉정하게 파악하는 것부터 해보자. 가장 적은 소득을 기준으로 고정지출을 짜야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미 고정지출 중 상당부분이 부채이자이다 보니 고정지출 줄이는 것이 쉽지 않은 가정이 적지 않다.

그럴 경우 자산 구조 전반의 구조조정을 통해 일정의 여유자금을 확보한 후 이자 비용과 부채 상환은 별도의 통장으로 따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적은 소득을 기준으로 나머지 고정지출을 짜 놓는 것이다. 매월 고정지출 외에도 비정기 지출 또한 비정기 지출통장을 별도로 관리해 상여달의 상여금으로 비정기 지출을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가장 적은 평달에도 고정지출을 하고 저축이 가능한 구조를 짜야 한다. 그래야 마이너스 통장과 이별할 수 있다. 평생의 그 이자비용만 덜 써도 노후 준비의 상당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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