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비리’ 추가 경고, 왜?

▲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전 수석부의장 장주스님(경주사암연합회 회장)이 지난 8일 오후 경북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에 종단 지도층 인사와 관련된 도박 비리 사실을 접수하고 자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자승스님·범계행위자 모든 자리서 물러나라”
조계종, 장주 법적소송… SBS 공개사과 요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계종) 총무원 집행부의 상습도박뿐만 아니라 공개하지 않기로 한 다른 비리들을 증거 에 입각해 추가로 밝히기로 결 심하였습니다.”

조계종 중앙종회 전 수석부 의장 장주스님(前 오어사 주지) 은 24일 이메일로 보내온 성명 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스님 은 “추가 폭로로 종단이 나락 에 떨어지기 전에 조계종 총무 원장을 비롯한 범계행위자들은 잘못을 참회하고 모든 공직에 서 사퇴하라”고 강력한 경고와 함께 자승 총무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앞서 장주스님은 지난 8일 포 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계종 최고위층 승려 16명의 해외원정·상습도박 의혹을 폭 로해 불교계가 충격을 휩싸였 다. 이에 조계종은 즉각 성명을 내고 근거없는 허위 주장이라 고 반박했다. 이후 종단은 감찰 기관인 호법부를 통해 징계 절 차에 들어간 데 이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 을 제기했다.

이에 장주스님은 조계종의 이 같은 행태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다른 비리에 대한 추가 폭로를 예고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장주스님은 우선 조계종 비리추가 폭로를예고한 성명서에 관한 배경을 설명했다. 스님은 “자신의 도박행위는 결코 용서 받을 수없는 범죄로 어떠한 처벌이라도 달게 받겠지만 총무원의 납득하기 힘든 처사를 보고 다시 한 번 입장을 밝히게 됐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장주스님은 “총무원 집행부가 상습도박병에 걸렸다는 것은 모든 이들이 알고 있다”며 “그러나 저들은 자성과 참회는커녕 저에 대한 보복행위, 방송사에 압력행사를 일삼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권력으로 범계(계율을 어김)행위를 은폐해 종단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부처님과 2000천만 불자를 욕되게 하는 훼불행위임을 명심하라”고 밝혔다.

스님은 또 호법부가 자신의 휴대폰에 문자로 등원요청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장주스님은 “호법부가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등원요청을 통지했다. 이는 부당하다”면서 “공식문서도 아닌 메시지 3번 보내고 등원요청이 끝나 이제 바로 징계에 들어간다 하니 납득할 수 없다”고 밝히며 공식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되는 종무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스님은 고위층 승려들의 해외원정 도박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고 자신에게만 일방적으로 징계를 목적으로 한 조사를 진행한 데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장수스님은 “(호법부가) 저에 대한 조사를 벌이기에 앞서 공평한 법 적용을 위해 총무원장부터 먼저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장주스님은 “사회질서의 근간을 뒤흔든 이번 승려 상습도박사건에 연루된 이들은 채 100명도 되지 않는다”며 “비록 지금은 아플지라도 병든 부위는 도려내야 부처님 교단의 미래가 있다. 100명 권승만 추방하면 조계종은 다시 미래를 기약하고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종단 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조계종, SBS 언론중재위 제소 등 법정 대응
조계종은 장주스님의 ‘승려도박’ 주장을 방영한 SBS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총무원 기획국장 남전스님은 지난 2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19일 방영된 SBS ‘궁금한 이야기 Y’가 편향적이고 비윤리적인 취재방식으로 종단의 명예를 훼손해 언론중재위 제소 등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조계종은 방송심의위원회에 SBS 방송 내용과 취재방식, 편집조작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관련 건을 접수했다.

남전스님은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는 한편 폭로와 관련해 실명을 방영함으로써 종단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 문제해결을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계사 호법위원회가 23일 SBS 방송본부를 항의 방문했다. 조계사 호법위원장 성진스님은 이날 김태성 SBS제작본부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항의 공문을 전달하고 책임자 처벌과 사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스님은 “사실과 확연히 다른 내용까지 검증 없이 방송으로 내보내어 불교계에 피해를 입혔다”며 “흥미 위주로 방송을 기획하고 편집한 해당 제작진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BS 측이 불교를 폄훼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사태가 더 확산되기 전에 방송사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종단의 뜻을 전달했다.

한편 호법부는 22일 등원 요청에 불응한 장주스님에게 또다시 29일 오후 2시까지 등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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