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산가족협회 심구섭 대표

▲ 남북이산가족협회 심구섭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남북이산가족협회 심구섭 대표
교류 물리적 시간 한계 다다라
편지라도 왕래할 수만 있다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면 1년에 100~200명씩 12번은 해야 합니다.”

(사)남북이산가족협회 심구섭 대표는 지난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통일부에 신청한 이산가족 상봉 희망자 12만 8824명 중 고작 1800명이 고향방문단으로 가족과 상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일부 6월 말 통계 기준에 따르면 이 가운데 5만 6000여 명은 상봉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났다. 현재 나머지 7만 2864명 중 절반에 가까운 3만 6243명이 80세 이상의 고령자다. 이제 이산가족 1세대의 가족 생사확인 등의 교류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한계에 달한 셈이다.

심 대표는 “지난 한 달 동안에 80세 이상의 고령자가 497명이 사망했다”면서 “1년에 6000여 명 가까이 사망할 수 있다는 통계가 나온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산가족 당사자들의 연령이 고령화돼 더 이상 시간을 지연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심 대표도 북한에 어머니와 남동생, 여동생을 두고 아버지와 6.25전쟁 발생 전에 대한민국으로 내려왔다. 1994년에는 중국에서 남동생과 합법적으로 상봉하는 감격을 맞기도 했다.

그는 “금강산에서 상봉한 이산가족과 화상상봉자는 남북 당국 합의 하에 합법적으로 만났기 때문에 편지왕래도 할 수 있고 물품도 보낼 수 있는데 이것을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북한에 있는 동생들에게 매년 몇 차례씩 생필품과 의약품 20~40㎏을 보내고 있다. 이를 이산가족에게 알리기 위해 방송에 출연해서 말하기도 하고, 안내장을 만들어 뿌리기도 했지만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직접 통일부와 남북적십자사에 이와 관련한 안내장 발송을 위해 이산가족의 주소를 요청했지만 개인 신상을 함부로 유출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심 대표는 매년 중국을 통해 남북 이산가족을 평균 5~6명가량 만나게 해줬다. 하지만 심 대표는 지난해 1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민간 차원의 남북 이산가족 교류 역시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북한의 통제강화로 국경지대가 경색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 민간 차원의 남북 이산가족 교류가 다시 성사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대에서 중국의 단속이 덜하면 더 많이 만날 수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한중관계가 앞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끝으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가족의 소식을 듣고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게 남북 당국이 편지라도 왕래할 수 있도록 합의를 이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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