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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지연 기자] LG전자가 한 중소업체에 ‘갑’의 횡포를 부렸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으로 고소를 당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10여 년 전 당시 사건을 두고 양측이 각기 다른 진술을 하는 가운데, LG는 상대의 주장에 대해 ‘허위’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책임을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사건은 지난 2005년 인천에 있던 범창공업이 LG전자에 냉장고 부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범창공업 대표였던 고기목(62) 씨는 요즘도 여의도 LG본사 트윈타워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며 ‘잘못을 시인하라’고 회사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냉장고 부품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밸브플레이트’라는 금형 기기다. 고 씨는 2001년 특허등록 후, 특허 받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냉장고 모델에 맞는 금형을 계속 개발해 왔고 김치냉장고에 맞는 새 금형을 2005년 개발해 양산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던 중 본사의 압박을 못 이겨 금형을 다른 곳으로 보내게 됐다고 고 씨는 주장한다. 이유는 생산설비가 부족한 범창공업 공장에서 성수기를 맞은 김치냉장고 물량을 맞추기가 힘들었기 때문. 하지만 2005년 가을 9월 13일 사건 당일, LG 담당자는 LG창원공장으로 간다는 약속과 달리 D업체로 금형을 가지고 갔다.

이에 대해 고 씨는 “금형과 함께 직원 2명을 보냈다”고 말한다. 반면 LG는 “당시 최모 상무 한 명만 갔다”고 주장한다. 남은 한 명과 통화를 시도하자 고 씨의 말처럼 당일 2명이 D업체로 간 사실은 쉽게 확인됐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연 몇 년간의 노력을 담은 특허등록 KA형 금형을 고 씨가 LG측의 주장처럼 ‘순순히’ 합의해서 보냈는가 하는 점이다.

고 씨 입장에서는 한 달이 넘게 계속된 LG의 압박에 못이겨 결국 새로운 금형을 보내고 말았지만, 양산에 들어가면 상당한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했던 계획은 어그러지고 말았다.

“(새로운 금형은) 테스트 기간이었고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누가 밥그릇 뺏기는 줄 뻔히 알면서 그렇게 다른 업체로 보냈겠나”고 고 씨는 강조한다. 고 씨는 LG가 창원공장으로 금형을 가져가 급한 물량을 소화하겠다는 말만을 믿었다. 그러나 이름 모를 D업체로 자신의 금형이 갔다는 사실은 D업체에 다녀온 자신의 직원들을 통해서야 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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