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라면 100봉지, 현재는 한 봉지 값

1968년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군인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조카 만년필 값으로 5달러를 보냈다. 그 당시 삼촌이 보내준 5달러는 한화로 1372원.

조카는 삼촌이 보내준 돈으로 1000원 안팎인 만년필을 사고 남은 돈을 저금했다. 현재 만년필은 가장 저렴한 것이 3만 원 이상으로 1000원을 가지고 도저히 구입할 수 없다.

이처럼 같은 1000원이지만 시대별로 살 수 있는 물건이 다르다. 1000원이 지닌 가치 변화를 조사하면 현재 생활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라면은 예나 지금이나 1000원으로 살 수 있는 서민 음식이다. 라면은 1963년 국내에 첫 출시돼 1봉지에 10원이었다. 1970년에는 원료가격이 인상되자 라면 가격도 20원으로 올랐고 1981년 100원, 1994년 300원, 2009년 현재는 700원 등이다.

1000원으로 라면을 살 수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지만 60년도에는 100봉지를, 1990년대 후반에는 두 봉지를 살 수 있었던 반면 현재는 한 봉지밖에 살 수 없다.

자장면 1그릇 값을 살펴보면 1970년대 초반에 30원이었다. 이후 1983년에는 1000원대로 급격히 올라 1990년대 초반에는 2000원, 후반에는 3000원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4000~4500원 선이다. 지금은 1000원을 가지고 자장면을 먹을 수 없지만 1972년에는 1000원을 가지고 무려 자장면 33그릇을 먹을 수 있었다.

우유 1000㎖는 19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1000원 대 초반이었으나 현재는 2000원 대를 넘어섰다.

1000원이 독립적인 지폐로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1975년이다. 한국은행은 당시 소득증대와 물가상승으로 거래단위 금액이 올라 중간 권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1000원권을 찍어냈다. 이미 5000원과 만 원권은 각각 1972년과 1973년부터 발행되고 있었다. 이전까지는 1000원 이상을 계산하려면 오백 원과 백 원으로만 계산해야만 했다.

지폐를 발행한 지 34년이 흐른 지금은 단돈 1000원을 가지고 예전처럼 많은 물건을 살 수 없다. 지나가는 말로 “1970년대에는 가방을, 1980년대는 휴지를, 1990년대 들어와서는 필통을 살 수 있었다. 지금은 문구점에서 샤프펜슬만을 구입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현재 1000원으로는 음료수 한 캔 및 껌 1~2통만 살 수 있으며 지하철 기본구간을 편도로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 1000원의 가치는 경제성장과 동시에 물가가 올라 현재보다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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